• 아시아투데이 로고
[2014년 결산]저유가·중동정세 불안 속 해외건설 ‘잭팟’

[2014년 결산]저유가·중동정세 불안 속 해외건설 ‘잭팟’

기사승인 2014. 12. 18. 14:3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1조 이상 대형 해외PJ 수주 낭보 잇따라
"중국·유럽 가세 경쟁 심화…남미·아프리카 등 지역 다각화 희망"
01_베네수엘라 정유공장 계약서명식
지난달 13일 현대건설은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크루스에서 PDVSA가 발주한 총 48억3674만 달러(한화 4조9000억원) 규모의 푸에르토 라크루스 정유공장 확장과 설비개선 공사를 계약했다.
2014년 해외건설 현장은 순탄치 못했다. 중동 민주화 열풍에서 시작된 중동지역 정세 불안은 이라크 내전 등 이슬람국가(IS) 준동으로 이어져 현지 건설 현장을 위협했다. 또한 세일가스 혁명과 서방 대 러시아 갈등으로 내리막세인 국제 유가는 국내 건설사의 텃밭인 중동지역을 흔들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도 국내 건설사들은 1조원 이상의 초대형 공사를 수주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1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해외수주 누적액은 현재 601억9963만달러(약 66조4183원)로 연초 목표로 잡았던 700억 달러에 100억달러 가까이 못 미친다.

중동정세 불안·유가 하락 등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를 위축시킨 영향이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보다 1조원 이상의 초대형 공사 수주가 많았다.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사들은 중동·아프리카·남미 등지에서 초대형 공사 수주 ‘잭팟’을 터트리며 저력을 과시했다

◇중동과 세계 각지에서 ‘잭팟’ 연달아

1조원 이상 대형 프로젝트 수주는 연초 중동에서부터 시작됐다. 올해 2월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NPC)가 발주한 클린 퓨얼 프로젝트(CFP)를 국내 건설사들이 따낸 것이다.

쿠웨이트CFP위치도
쿠웨이트 CFP 위치도/제공=대우건설
CFP는 총 공사금액이 12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3개 패키지(MAA·MAB1·MAB2)로 나눠 발주됐다.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 남쪽 45㎞에 위치한 미나 알 아흐마디·미나 압둘라 정유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면서 고품질의 정유제품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SK건설과 GS건설은 일본 JGC와 함께 MAA패키지를 공동 수주(지분율 각각 1/3)했다. MAA 패키지 발주금액은 약 48억2000만 달러(약 5조1700억원)로 이들의 공사 금액은 각각 16억600만 달러(한화 1조7000억원)에 이른다.

MAB1 패키지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영국 페트로팍 등 외국계 회사 2곳과 함께 37억900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따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중 43%인 16억2000만 달러(한화 1조6800억원)어치 공사를 수행한다.

MAB2 패키지에서는 대우건설이 약 34억 달러(한화 3조2500억원)를 공사 중 11억3000만달러(한화 1조2000억원)에 해당하는 공사를 수주해냈다.

같은 달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 프로젝트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활약했다.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는 이라크 바그다드 남쪽 120Km 카르발라 지역에 하루 14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정제해 액화석유가스(LPG)·가솔린·디젤 등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유설비를 짓는 공사다.

카르발라정유공장_위치도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위치도/제공=GS건설
현대·SK·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은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가 발주한 60억4000만(한화 6조6573억원)달러 규모의 이 공사를 따냈다. 지분 구조는 GS건설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37.5%씩이며 SK건설은 25%다.

초대형 해외 수주는 중동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 8월 SK건설은 캐나다 포트힐스에너지 사가 발주한 25억5000만 달러(한화 2조8106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이 공사는 대규모 오일샌드 매장지인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 포트힐스 광구의 오일샌드를 채굴해 하루 18만 배럴의 초중질유(비투멘) 추출시설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이어 9월에는 포스코건설이 나이지리아의 민간발전회사인 에보니IPP사가 발주한 11억4000만 달러(한화 1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가스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달 13일에는 현대건설도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라크루스에서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PDVSA)가 발주한 총 48억3674만 달러(한화 4조9000억원) 규모의 푸에르토 라크루스 정유공장 확장과 설비개선 공사를 따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중국의 위슨 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수주한 이 공사는 현대건설 지분은 약 72%로 34억6939만 달러(한화 3조5000억원)이며 현대엔지니어링은 약 18%로 8억7061만 달러(한화 8820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 대우건설이 1조원 규모가 넘는 아프리카 카중굴라 교량공사·싱가포르 지하철 공사 등을 따내면서 국내 건설사들은 세계 각지에서 성과를 냈다.

◇경쟁 심화 속 수주 지역 다각화에 희망

어려운 환경 속에서 국내 건설사들이 초대형 프로젝트를 줄줄이 따냈지만 앞으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특히 비교적 안전지향적이던 유럽 건설사들이 올 들어 공격적인 입찰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중국 건설사는 낮은 임금과 향상된 기술력으로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중동시장 쏠림 현상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그동안 해외 수주액의 4분 1은 중동시장에서 발생했다. 특히 올해 국내 건설사는 중남미에서 67억 달러(7조3921억원)가량을 수주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한해 동안 가장 많은 금액을 수주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내 건설사들이 초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작년 수주액인 약 652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처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현재 남미지역 수주 증가는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