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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생’ 강하늘 “‘그래도 내일 봅시다’, 장백기 최고의 대사였다”

[인터뷰] ‘미생’ 강하늘 “‘그래도 내일 봅시다’, 장백기 최고의 대사였다”

기사승인 2014. 12.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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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미생' 장백기 역의 배우 강하늘 인터뷰
배우 강하늘/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강하늘은 "'미생'의 장백기가 강하늘이었어?"라는 말이 가장 큰 칭찬으로 들렸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강하늘은 유독 여러 얼굴을 가졌다. SBS 드라마 '엔젤아이즈', '상속자들' 모두 강하늘의 존재감이 빛났던 작품이다.


강하늘은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에서 완벽해 보이지만 귀여운 열등감을 가진 장백기 역을 맡아 연기했다. 장백기는 원 인터네셔널의 철강팀 신입사원으로 완벽한 스펙을 갖췄지만 고졸에 낙하산인 장그래(임시완)에게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는 복합적인 인물이었다.


강하늘은 날카로워 보이지만 어딘가 미숙해 보이는 얼굴로 장백기를 연기했다. 어찌 보면 미움을 받을 수 있을만한 캐릭터지만 강하늘은 자신만의 연기로 장백기를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원작인 웹툰 '미생'을 워낙 좋아했던 팬이었어요. 장백기를 연기할 때 아이를 키우는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감정을 드러내면 흔히 어리숙하다고 하잖아요. 장백기를 표현에 있어 어리숙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감정에 충실하고. 모든 사람들에게는 비어 있는 안을 숨기기 위한 갑옷이 있다고 생각해요. 장백기는 갑옷이 두꺼웠던 인물인데, 그런 면에서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강하늘이 꼽은 '미생' 15회의 한 장면/사진=tvN '미생' 방송화면 캡처

강하늘이 꼽은 장백기의 최고의 대사는 '미생' 15회의 한 장면이었다. 장그래와 함께 10만 원으로 물건을 사서 고객에게 팔아오라는 미션을 수행했던 에피소드였다. 고졸에 낙하산으로 회사에 입사한 장그래를 인정할 수 없었던 장백기는 그의 무던한 노력에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야 그는 말했다. "장그래씨와 나의 시간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내일 봅시다"라고.


"장백기 최고의 대사였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 전까지 장백기를 표현하는 게 굉장한 스트레스였어요. 장그래를 싫어하지도 않지만 시기와 질투는 느끼고, 자괴감도 있고 열등감도 있고 하지만 그것을 장그래에게 티낼 순 없었어요. 하지만 그 모든 스트레스를 한 방에 잠재워주고 장백기를 다 정리해준 대사에요. 작가님께 감사했죠."


강하늘은 '미생'의 인기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케이블 채널 드라마임에도 '미생' 마지막 회는 자체최고 시청률인 8.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미생' 방송 직후에는 실시간 검색어가 '미생'으로 도배 됐다. '응답하라 1994'를 잇는 tvN의 대표적인 드라마가 된 것이었다.


"그간 작품을 하면서 예술은 공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믿고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은 공감이 아닌 감동을 주기 위한 장치들의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의심이 있었어요.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건가 싶기도 했는데, '미생'을 하면서 감동의 기초는 공감이라는 믿음이 생겼어요. '미생'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제가 많이 감사해요."



배우 강하늘/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하지만 '미생'을 통해 직접적으로 회사 생활을 해본 강하늘은 회사원은 절대 하고 싶지 않다며 혀를 내둘렀다. 


"회사원은 절대 하고 싶지 않아요.(웃음) '미생'을 하면서 느꼈던 건 겉으로만 보면 알 수 없다는 것이에요. 진짜 모두들 열심히 살아요. 그 안에서는 겉으로는 알 수 없이 치열하고요. 각자의 일이 어느 일이든 치열하다는 것을, 또 누군가는 네모난 빌딩 안에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대단하세요."


'미생' 인기의 확신은 없었지만 기대가 있었다던 강하늘. 그는 캐릭터가 아닌 전체를 보고 작품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미생' 역시 웹툰을 열심히 챙겨본 독자로서 기대도 됐지만 '드라마 제작'이 걱정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에겐 '원작보다 나은 최초의 드라마'라는 타이틀이 감동이 됐다.


"최근에 가장 듣기 좋았던 말들이 있어요. '강하늘이 장백기였어?', '웹툰 볼 시간 없으면 드라마 미생을 봐라', '원작보다 나은 최초의 드라마'라는 말들이에요. 내가 좋다고 느끼면 보는 분들도 좋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지만, 정말 더할 나위 없었죠."


장백기가 완벽히 표현됐기에 캐릭터 분석에 있어 강하늘도 치밀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강하늘은 "캐릭터 분석을 오히려 완벽하게 해놓지 않는 편이다"고 고백했다. 틀은 만들어놓지만 나머지 공간은 표현하면서 채워 넣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강하늘은 매번 작품마다 마치 다른 인물인 듯 다가왔다. 강하늘의 연기가 아니라, 그 캐릭터 자체였기 때문이다.


"'연기 잘한다'라는 말도 안 나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저 그 작품 안에 스며드는 캐릭터가 되면 그게 연기 잘하는 배우인지도 모르잖아요. 그런 배우가 되도록 앞으로도 노력할게요."



배우 강하늘/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강하늘/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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