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군인 3남매’ 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군인 3남매’ 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기사승인 2015. 01. 18. 14:4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육군 '운전병' 출신 김종호씨, 딸 김경은 중사·김영란 하사, 아들 김시훈 하사도 해군 복무, 맏사위·둘째 사위도 '군인'…강성민·정민 쌍둥이 해병대도 제방사 '한솥밥'
해군 3남매 해병대 1
해군 제주방어사령부에 근무 중인 자매 부사관인 김경은 중사(앞에서 둘째)와 김영란 하사, 쌍둥이 해병대인 강성민(셋째)·정민 병장 형제가 주먹을 불끈 쥐어 제주도 수호를 힘차게 다짐하고 있다. / 사진=해군 제공
“4남매 모두 군대에 보내고 싶었다. 아쉽게 100프로가 안 됐다. 요즈음 젊은 사람들이 많이 군대에 안 갈려고 하는데 그런 정신 상태는 안 좋다고 본다.”

창군 이래 극히 드물게 딸 둘과 아들 하나까지 3남매 모두를 군대에 보낸 아버지 김종호(59·경기도 파주) 씨는 18일 “우리 자식들뿐만 아니라 군에 근무하는 모든 군인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군 복무 충실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육군3군사령부에서 운전병으로 근무하다 부산 육군군수사령부에서 1979년 3년 만기 전역한 것 밖에 군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김 씨는 3남매 모두를 군대에 보냈다. 아쉽게도 첫 딸 김영빈(33) 씨를 군대에 못 보내 100%를 다 채우지 못했지만 육군 대위인 박현재(34) 맡사위를 얻어 그 아쉬움을 달랬다.

큰 딸에 이어 해군 제주방어사령부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는 작은 딸 김경은(32·시설대 수송반) 중사의 남편이자 둘째 사위도 우리 군의 최강 해군 해난구조대(SSU·목포방어사령부)에 근무하는 듬직한 배장훈(31) 중사다. 셋째 딸인 김영란(29) 하사는 언니와 함께 제방사 군수참모실에서 재무 보급을 담당하고 있다. 막내인 김시훈(21) 하사는 부사관 240기로 서해 최북단 백령도 해군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경북 풍기가 고향인 아버지 김 씨는 현재 고양시 일산구 가좌동에 있는 한국타이어 대리점에 일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가 고향인 어머니 김영애(57) 씨는 자식 셋을 군에 보낼 때마다 뒤돌아 서서 보이지 않게 눈물을 흘려야 했다.

아버지 김 씨는 “자신들이 선택한 길을 존중해 줬으며 어느 하나 군대에 가라고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중사는 “부모님이 자식 셋 모두 힘든 군인의 길을 가겠다고 해도 단 한 번도 반대하지 않으시고 자식들의 의견을 존중해 주셨다”면서 “지금은 군인 자식을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시며 항상 국가에 충성하고 열심히 군 복무하라고 격려해 주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위로는 상사들 말 잘 듣고 아래로는 부하 장병들에게 사랑으로 베풀어서 가족 같은 군대를 만드는데 자식들이 기여했으면 한다”면서 “3남매를 군대에 보낸 것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당연히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군대를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중사는 “여동생도 꼭 장기로 선발돼 언니·형부들과 같이 직업 군인의 길을 걸었으며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면서 “남동생인 지훈이도 지금 열심히 근무하다가 누나들과 함께 근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방사 시설대 수송반의 유일한 여군인 수송계획담당 김 중사는 하얗게 빛나는 해군 제복에 매력을 느껴 2006년 입대했다. 직별은 ‘운전’ 을 선택했다. 육군 운전병으로 전역해 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

김 중사는 그 아버지의 그 딸답게 해군 운전초급반을 1등으로 수료했다. 지게차 운전기능사와 로더 운전기능사 자격증을 2년 만에 딴 타고난 해군 운전부사관이다.

해군 3남매 해병대 11
해군 제주방어사령부에 근무 중인 자매 부사관인 김경은 중사(맨 뒤)와 김영란 하사, 쌍둥이 해병대인 강성민(둘째)·정민 병장 형제가 부대 정문에서 제주도 수호 의지를 다지고 있다. / 사진=해군 제공
지난해 9월 제방사로 부임한 김 중사는 부대 수송계획 수립의 기본 임무 외에도 임무가 주어지면 대형버스부터 다루기 어렵다는 불도저 같은 중장비까지 거뜬히 운전하는 수송대의 에이스로 명성이 자자하다.

김 중사는 지난 해 10월부터 웃음꽃이 활짝 폈다. 동생 김 하사가 같은 제방사 군수참모실로 부임했기 때문이다. 경희대 체육학과를 나온 김 하사는 같은 대학에서 석사 과정 중 언니 권유로 해군에 2010년 입대했다. 보급 물자와 예산을 담당하는 재정 직별 부사관을 택했다.

군 생활 잘하는 언니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는 김 하사는 2012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해군군수사령관 표창까지 수상한 유능한 부사관이다.

맏이 김 중사는 “아무래도 섬이다 보니 집에 자주 가기 어렵고 혼자 떨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는데 한 달 뒤 동생이 이곳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기쁨을 감추기 어려웠다”면서 “남동생도 함께 근무하면 더 좋겠지만 가장 최전방에서 우리 바다를 지키고 있어 대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군 제방사에는 3남매 해군뿐만 아니라 쌍둥이 해병대 형제도 근무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 예산 출신의 일란성 쌍둥이 강성민·정민(22) 형제는 강한 해병대 모습에 매력을 느껴 2013년 6월 해병대에 함께 입대했다.

4남매 중 막내인 해병대 형제는 어릴 적부터 항상 같은 옷을 입고 함께 배우며 자라 우애가 남달랐다. 훈련소에서도 같은 소대에 편성된 쌍둥이 형제는 닮은 외모와 비슷한 이름으로 훈련소대장이 형의 잘못을 착각해 동생을 지적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았다. 수료식에서는 동생 강정민 병장의 여자친구가 형 강성민 병장의 팔짱을 껴 순간 어색한 기운이 감도는 에피소드를 경험하기도 했다.

신병훈련을 마치고 귀신잡는 해병대로 거듭난 쌍둥이 형제의 우애는 무작위 자대배치 전산프로그램도 거뜬히 넘었다. 동반 입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같은 부대로 배치 받았다. 동기생과 훈련관들 사이에서도 ‘하늘이 내린 쌍둥이 해병’으로 통한다.

쌍둥이 형제는 제방사 예하 93해병대대에서 형은 정보병, 동생은 군수병 임무를 맡고 있다. 근무지가 같아 휴가나 외출·외박을 함께 나갈 수 있고 낯설고 어색한 군 생활에서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오는 3월 전역하는 이들 형제는 “군 생활을 통해 끈끈한 형제애가 생사를 같이 하는 전우애로 더욱 돈독해졌다”면서 “형제가 함께 근무하다 보니 부대가 또 하나의 집처럼 느껴지고 남은 군 생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