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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410억 영업익 마사회 농촌 복지 ‘외면’

2013년 2410억 영업익 마사회 농촌 복지 ‘외면’

기사승인 2015. 03.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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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취약계층 복지 폐지or축소
민원 탓 복지 중단 해명 "궁색하다" 비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기업 한국마사회가 농촌 취약계층의 복지 관련 사업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한해에만 직원 1인당 복지비로 1100만원 가까이 지출했으면서도 각종 농촌 복지 관련 사업비를 축소한 마사회의 행태에 대해 비난이 일고 있다.

◆직원 ‘펑펑’vs농촌 ‘야박’ 복지 두 얼굴 마사회

27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 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1년 2850억원, 2012년 2510억원, 2013년 24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한국전력이 2011년 1조3000억원, 2012년 81700억원의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마사회가 말 그대로 알짜 공기업 중 하나라는 의미다.

하지만 직원들과 농촌 취약계층의 복지에 있어서만큼 마사회는 명성과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우선 마사회의 직원 사랑은 대단하다. 감사원이 지난해 발표한 ‘한국마사회 등 주요 공공기관 수익금 집행 및 관리 실태’ 감사 결과, 2012년 마사회는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로 1076만원을 지출했다.

같은 해 주요 공공기관의 평균 443만원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마사회는 학자금, 어린이집 지원금 등을 직원에게 아낌없이 퍼주었다.

CEO스코어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5개년간 보육원 및 초·중·고 및 대학생 자녀를 둔 직원에게 무상으로 지급한 학자금만 총 16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마사회의 농촌 복지는 직원들에 비하면 야박했다.

농촌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복지사업 예산을 없앴거나 청소년 대상 복지 프로그램을 축소한 사실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황주홍·김승남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는 2004년부터 농어촌의 시각, 중증장애인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차량을 제공해 왔던 ‘사랑의 황금마차’ 사업을 지난해 폐지했다.

10년간 총 874대의 차량을 농어촌 장애인재활시설, 지역 아동센터에 제공하며 해당 단체로부터 큰 환영을 받아 온 ‘사랑의 황금마차’ 사업을 현명관 회장 취임 후 전격 폐지한 것이다.

또한 마사회는 인천승마힐링센터의 ‘승마힐링사업’ 예산지원도 지난해 3월 중단한 것으로 국감을 통해서 드러났다.

이 사업은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주의력결핍장애(ADHD), 품행장애, 인터넷 중독 등 각종 정서적 문제를 승마 체험을 통한 치유를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2010년 196억원에 달하던 마사회의 각종 사회공헌사업예산은 올해 165억으로 예정돼 30억원 넘게 줄었다.

◆욕먹는 복지사업 안하는 게 무슨 잘못?

마사회는 이들 복지사업의 폐지 또는 축소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우선 ‘사랑의 황금마차’ 사업의 경우 지난해 국감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를 통해 “(사랑의 황금마차)사업 지속 추진시 복지 차량 지원요청에서 탈락된 복지단체의 지속적 민원제기로 사업효과 반감 및 오히려 이미지 저해 요인으로 작용했고, 미지원 복지시설 불만 등으로 이미지 개선 역효과 측면을 내재하고 있다”면서 “또한 농어촌 희망재단에서 복지차량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마사회에 따르면 농어촌희망재단에서 올해 복지차량 지원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돼 마사회 해명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더 나아가 민원 등으로 사업을 그만둔 것에 대해서도 공기업으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다.

황주홍 의원실 관계자는 “‘사랑의 황금마차’는 그동안 호응도 성과를 이뤘는데도 민원 때문에 예산을 없애 사업을 폐지한 것으로 문제”라고 말했다.

마사회는 1년에 20억원 가까운 예산을 지원하고도 불필요한 오해를 사는 사업을 중단한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좋은 취지로 했지만 민원이 많았다. 욕먹는 사업보다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농림축산식품위원회 관계자는 “‘사랑의 황금마차’는 시각·청각장애인 등에게 차량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필요한 복지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욕먹는 것을 핑계로 안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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