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불안한 미래’…연금·보험 3년간 300조원 늘렸다

‘불안한 미래’…연금·보험 3년간 300조원 늘렸다

기사승인 2015. 04. 08.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매년 100조원씩 돈 쟁여놓은 개인들
직장인 뒷모습
# A캐피탈사에서 과장으로 일하는 석 모씨(37·남)는 매달 연금으로 50만원 가량을 불입하고 있다.

이미 회사 퇴직금도 일시불이 아닌 연금형태로 받도록 신청을 해뒀지만 노후생활자금이 모라잘 것이라는 계산에서 추가 연금 가입을 택한 것이다.

석 씨는 “은퇴를 55세로 예상해서 은퇴 후에 매월 400만원 정도는 나올 수 있도록 연금을 설계해뒀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미리미리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 씨처럼 불안한 미래에 대비해 돈을 쌓아두고 있는 가계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안전한 노후를 위한 대비금 성격의 연금이나 보험 적립규모는 매년 100조원 가까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가계가 보유한 연금과 보험금 규모는 300조원 가량이 늘었다. 미래에 쓸 돈을 미리 쟁여놓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가계가 보유한 연금과 보험금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09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인 2011년말 619조7000억원보다 무려 289조9000억원이 불었다.

최근 3년간의 보험·연금 규모를 보면 2011년 619조7000억원에서 2012년 717조1000억원으로 1년 동안 100조원 가량이 급증했고 2013년에는 다시 812조4000억원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909조6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보험과 연금규모가 급증하자 가계가 보유한 금융자산에서 보험·연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31.5%까지 상승했다.

전체 금융자산에서 가장 많은 비중으로 가계 금융자산의 3분의 1가량이 보험 아니면 연금이 된 셈이다.


150407180505
보험과 연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국민들의 불안심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령화와 불안한 고용시장을 바라보며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돈을 쌓아둬야만 안심이 되는 심리적 공황상태를 겪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사회가 고령화가 될수록 젊은 세대는 불안한 감정을 느껴 미래를 위해 돈을 쌓아둘 수밖에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보험설계사 정 모씨(35)는 “매달 백만원이 넘도록 보험을 들고도 불안해 하는 자영업자도 종종 있다. 미래가 불안해 견딜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국민들이 이런 불안감에 휩싸여 돈을 쟁여 놓는 것은 국내 노인빈곤과 연금시스템의 부실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노동시장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15.1%(640만6000명)에 달한다.

또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8.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노인 절반은 빈곤에 시달리고 있고 근로소득을 대체할 여력이 없어 고령임에도 일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5.2%에 그쳐 주요 국제기구의 권고수준인 70~80%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와 관련, 이지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령화 진행으로 금융자산이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개인연금과 보험에 많이 쌓이고 있다”며 “이렇게 쌓인 돈들이 기업이나 주식, 채권 등으로 투자가 돼서 선순환구조를 이뤄야 하는데 과거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자산축적은 많이 됐지만 운영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