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예멘 공습 민간인 사망자 속출 ‘미국 책임론’...이란·사우디 대리전서 진퇴양난

예멘 공습 민간인 사망자 속출 ‘미국 책임론’...이란·사우디 대리전서 진퇴양난

기사승인 2015. 04. 07. 14:4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사우디 아라비아 주도 예멘 공습으로 인해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이를 지지한 미국 역시 비판받고 있다. 중동의 갈등에서 발을 빼려는 전략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중동의 강한 동맹들 사이에 진퇴양난의 상황이란 분석이다.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사우디 아라비아가 예멘 공습을 위해 항공기와 전함 및 병력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정부는 아직 확실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사우디 아라비아가 전쟁을 확대하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정부는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다른 수니파 왕정 걸프국가들과 연합해 3월 말 예멘 내 시아파 반군 후티를 처단하기 위한 공습을 시작했다.

사우디 등은 유엔이 인정한 예멘의 압드라부 만수르 하디 대통령 정부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공습을 시작했으나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와 함께 책임 공방도 심화됐다.

교전과 공습이 동시에 진행되며 정확한 공습 피해자 집계가 어려운 사정이나 사우디 정부 소유의 알아라비야 방송조차 현지 의료진을 인용, 공습이 시작된 후 남부의 아덴에서만 민간인 약 19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날 칼럼을 통해 “미국이 수백 명의 민간인 사망자를 낳은 예멘 공습에서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관리는 “미 군사관계자가 예멘 상공을 감시한 실시간 정보를 사우디 측에 제공하며 어디에 폭탄을 투하할지 결정하는 것을 돕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지정학 전문가 에릭 드레이처도 “사우디군은 미군의 확장이나 다름없다”며 미 중앙정보국(CIA), 미군 정보부 등이 예멘 땅에서 공습의 타깃 선정을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 온라인시사매체 허핑턴포스트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전쟁을 거치며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중동에서 균형을 잡으려 하지만 이러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계속해서 갈등에 말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MI6요원 출신의 중동전문가 앨러스테어 크룩은 허핑턴포스트에 “미국이 이슬람 급진주의의 영향을 받고 있는 중동서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사이에 끼여 옴짝달싹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예멘 공습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세력 확장을 경계하기 위한 것이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사우디가 실제로 이란이 제국주의적 야심으로 탱크를 밀고 침략하리라고 여기는 것은 아니나 이란의 영향력으로 인해 자국 내 시아파에게 독립과 혁명의 분위기를 불어넣어 봉기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크룩은 미 정부가 중동의 갈등에 더이상 발을 담그지 않는다는 차악을 선택했으나 이러한 고립정책과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을 둘러싼 많은 모순과 긴장으로 인해 중동 내에서 힘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이라크 땅에서 IS와 싸운 것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민병대였으며 예멘에서 알카에다와 충돌한 무리 역시 이란이 배후에 선 후티반군이었다.

게다가 IS등으로 인해 불붙은 수니파 성전주의(지하디즘)는 미국 주도의 서방의 전쟁 외에도 시아파 이란, 헤즈볼라,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와 시리아 정부군 등과의 대치를 부르며 확장될 것이라고 크룩은 내다봤다.

일례로 수니파 사우디가 예멘에 본격적으로 군사를 파병한다면 그 여파로 인해 시아파 이라크 민병대 역시 티크리트를 점령한 후 시리아로 건너가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세력을 형성하지 말란 법도 없다고 주장했다.

중동의 이슬람 종파가 결합된 무력갈등이 더욱 커지면서 복잡해지리란 전망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