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EBS교재에 밀려 600억원 낭비

EBS교재에 밀려 600억원 낭비

기사승인 2015. 04. 12. 15:2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높은 수능연계 때문에 교과서 대신 EBS교재로 공부...교과서 설 저리 잃어
오는 11월 12일 치러지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의 EBS 교재 연계율은 기존과 같은 70%라고 교육부가 지난달 31일 밝혔다.

이처럼 EBS 교재의 수능 연계비중이 높아 상당수의 고등학교에서는 EBS 문제집이 교과서를 밀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설 자리를 잃은 교과서를 둘러싼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 배경이다.

◇ 버려지는 고교 미사용 교과서 값만 연간 600억원

정부 조사에 따르면 매년 한 학교당 3000여권의 교과서가 폐기된다. 연간 약 600억원이 버려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교과서들이 쓰이지도 않고 대부분 새 것 채로 버려진다는 데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현재 인문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평균 15권의 교과서를 의무적으로 구입한다. 비용은 개인당 8만원에서 10만원에 이른다. 2011학년도 수능부터 EBS 반영비율이 30%에서 70%로 증가하면서 상당수의 고등학교에서 교과서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회선 의원은 지난해 10월 전국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일반계고 EBS교재 사용 현황’에서 전국 1807개 일반고 중 약 64.5%가 정규 수업시간에 EBS교재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일반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홍 모양(17)은 “학교에서 나눠준 9권의 교과서 중 현재 4권만 사용 중인데 그마저도 EBS교재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EBS교재로 수업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김세현 시(20)도 “학년이 시작할 때 구매한 교과서 중 대부분은 1년 내내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며, 생명과학 등 일부 과목의 수업시간에서만 그림 참고용으로 교과서를 사용했다”며 “수능이 끝난 직후 대부분의 교과서는 문제집과 함께 버려진다”고 했다.

사용하지도 않는 교과서 구입비용에 EBS 교재 구입비용까지 더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2016 수능에 반영되는 EBS 교재수는 문과 14권, 이과 16권이다. 작년보다 두 권씩 줄어든 것이다. 작년까지 국어와 영어에 반영돼 오던 EBS N제가 올해부터 반영 목록에서 제외됐다. EBS교재는 1권당 5000~1만원이다.

◇ ‘사용하지도 않는 교과서인데 가격 인상까지…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으로’

교과서 가격을 둘러싸고 출판사와 교육부 간 갈등도 존재한다. 교육부의 가격 조정 명령에도 불구하고 교과서 가격은 해마다 인상되고 있다. 2011~2014년 사이 교과서 가격은 약 2.5배 인상됐다.

인상에 따른 부담은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김 모씨(52·인천 서구)는 “대부분의 과목에서 교과서 대신 참고서를 교재로 지정하는 탓에 매 학기 10만원이 넘는 돈이 지출된다”면서 “거기에 사용하지도 않는 교과서를 10만원이나 주고 구매해야만 하는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