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세관, 3억원대 금괴 밀수하려던 항공사 승무원 적발

기장과 객실승무원이 금괴 6Kg을 신발 안쪽 바닥에 숨겨 들여오다 덜미

베트남 국적 모 항공사 기장 A씨와 객실 승무원 B씨가 신발 안쪽 바닥에 몰래 숨겨 세관 검사장을 빠져 나오려다 붙잡힌 금괴 6Kg(시가 3억원대) /사진=김해세관

김해세관은 항공사 승무원의 신분을 망각하고 금괴 6Kg(시가 3억원대·사진)을 밀수하려던 베트남 국적 모 항공사 기장 A씨(34)와 객실 승무원인 B씨(26)를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달 10일 자신들이 승무원으로 있는 베트남 하노이발 항공편에 탑승,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기장 A씨는 1Kg짜리 금괴 2개씩 총 4개를, 객실 승무원인 B씨는 1Kg짜리 금괴 1개씩 총 2개를 각각 자신들의 신발 안쪽 바닥에 몰래 숨겨 세관검사장을 빠져 나오려는 대담한 수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A씨 등은 세관직원의 매와 같은 눈을 통과할 수는 없었다. 세관검사장을 통과하려면 문형금속탐지기를 지나야 하는데, A씨 등이 지나갈 때 평소보다 조금 큰 소리가 나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세관직원이 소지품을 모두 꺼낸 후 다시 지나가게 해도 소리는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 과정에서 세관직원은 기장 A씨 등이 보통의 승무원들과는 달리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수상한 기색을 순간적으로 포착했다. 이에 신변 어딘가에 밀수품이 몰래 숨겨져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곧바로 정밀 신변검색에 들어가 A씨 등의 신발 안쪽 바닥에 숨겨진 금괴를 발견했다.

세관 조사결과, A씨 등은 베트남에서 한국까지 금괴를 운반해 성명 불상의 국내 인수책에게 건네주는 역할을 맡았는데, 만일 밀수가 성공했다면 그 댓가로 금괴 Kg당 미화 250불을 받을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국제공항을 통한 항공사 승무원의 금괴 밀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에도 양쪽다리 종아리 부분에 착용한 특수제작 각반 주머니에 1Kg짜리 금괴 8개, 시가 4억원대를 몰래 숨겨 밀수하려던 항공사 승무원(베트남 국적)이 세관에 붙잡힌 바 있다.

앞서 이번 항공사 승무원의 금괴 밀수행위가 발생한지 불과 이틀만인 지난달 12일 여행용 가방에 금괴 900g 4000만원 상당을 숨겨 밀수하려던 재일교포 C씨(62·여)가 세관 X-Ray 검색에 적발된데 이어, 같은달 19일에도 금괴 1kg짜리 2개 시가 1억원 상당을 신발 밑창에 숨겨 문형금속탐지기를 통과하려던 중국 조선족 D씨(32)가 평소와는 다른 소리를 포착한 세관직원의 신변 검색에 적발됐다.

세관은 항공사 승무원이 운반역할을 하는 금괴 밀수 행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그 수법 또한 비슷한 점에 비추어 전문 밀수조직이 개입된 것으로 보고 국내 인수책 등 공범을 뒤쫒고 있다.

세관은 저금리 기조, 차명거래 금지 등으로 탈세 또는 자금세탁 등을 위한 불법 음성자금의 대체 보유수단으로 금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 김해국제공항을 통한 금괴 밀수 가능성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웅 김해세관장은 “앞으로 동남아나 중국 등에서 도착하는 항공편에 대해 우범자 사전 선별 등 정보분석을 강화하는 한편 X-Ray 검색기, 문형금속탐지기 등 첨단검색장비를 적극 활용한 현장검사를 강화함으로써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밀수행위를 근절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