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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아베, 죄 지어서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나”

이용수 할머니 “아베, 죄 지어서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나”

기사승인 2015. 04. 28.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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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공공정책대학원)에서 강연을 하는 동시에 건물 밖에서는 아베 총리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학생들은 아베 총리가 도착하기 한참 전부터 일찌감치 현장에 도착해 아베 총리의 과거사 부정을 규탄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일부 학생들은 ‘침묵’을 뜻하는 ‘X’자 모양의 검은색 테이프가 붙은 흰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위에 임했다.

건물 입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수십m 가량 늘어선 150여 명의 학생들은 ‘역사를 직시하라’, ‘역사는 다시 쓸 수 있어도 진실은 결코 다시 쓸 수 없다’, ‘가슴 아프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 ‘진실을 수용하라’,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정의를’, ‘당신의 역사 부정은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등의 플랜카드를 들고 아베 총리의 올바른 역사인식 촉구했다.

특히, 이번 항의시위에는 한국인 학생은 물론 중국, 대만, 필리핀 출신 학생들도 눈에 띄었으며 흑인 학생회, 아시아계 미국인 여학생회 등에서도 회원들이 나와 시위에 참여했다.

건물 입구 바로 앞에는 ‘20만 명이 넘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이 정의를 요구하고 있다. 아베는 역사부정을 중단하고 지금 당장 명백하고 분명하게 사과하라’는 긴 플래카드가 내걸리기도 했다.

‘침묵의 마스크’를 쓴 이 할머니는 불편한 몸에도 휠체어에 앉아 ‘나는 일본군 성노예의 생존자다’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아베 총리의 위안부 강제동원 부정을 규탄했다.

이 할머니는 기다리던 아베 총리가 정문이 아니라 뒷문으로 들어가 만날 수 없게 되자 “한 나라의 총리가 떳떳하다면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야지…”라면서 “죄를 지은 사람이라 한 나라의 총리답게 떳떳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우리한테 들킬까 봐) 뒤로 돌아 몰래 들어가느냐. 아베는 뭐가 그리 무서우냐”고 비판했다.

학생들과 별개로 미국 각지에서 온 한인과 현지의 한인들은 이미 작고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아베는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고 거듭 외쳤다.

이날 항의시위 현장에 나온 주부 윤채은(32)씨는 “일본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으로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하버드대학측은 아베 총리의 강연 도중 ‘만일의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듯 사전에 등록한 언론인들에게조차 당초 예정된 입장시간보다 30여분 이상 일찍 나와 보안검색을 받으라는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또 아베 총리의 강연 당일에는 강연장에 들어가려는 모든 사람의 간이생수통까지 압수해 반입을 금지시켰다.

또한 강연과 문답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아베 총리가 선 소규모 연단의 바로 옆과 앞 곳곳에 경호원들이 배치돼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이에 앞서 이 할머니는 전날 밤, 하버드대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갖고 끔찍하고 고통스러웠던 위안부의 참상을 증언했다.

이 할머니는 “아베가 빨리 진심 어린 사과와 법적 배상을 해서 한일 양국이 평화롭게 함께 살아야 한다”면서 “아베는 내가 죽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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