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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로 돈 벌기 힘들어”…은행, 임대산업 군침

“이자로 돈 벌기 힘들어”…은행, 임대산업 군침

기사승인 2015. 05.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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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임대수익 61억5700만원, 전년 2배 수준
금융사-부동산-임대수익-현황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건물 등 부동산을 빌려주는 임대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이 떨어지자 부동산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하나금융 등 국내 5개 금융사들이 연간 부동산 임대를 내주고 세입자로부터 받는 임대료는 149억100만원(2014년말 기준)으로 집계됐다.

금융사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부동산 임대료가 가장 많았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신한생명 등 신한금융과 그 계열사들은 지난 한 해 동안 61억5700만원의 임대료를 받았다. 또 신한이 임차인에게 받은 임대보증금도 1226억3600만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인 2013년 신한금융의 임대수익 32억2000만원의 2배 가까운 수준이다.

이어 하나금융의 임대수익도 두드러졌다. 하나은행의 임대수익은 40억5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41억5300만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수십 억 원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하나금융지주에 별관 사무실을 빌려주고 거액의 임대료를 받았다.

하나은행이 2008년 10월부터 서울 을지로 하나금융별관 8개 층 등을 하나금융에 빌려주고 받은 임대수익료는 연간 17억7000만원, 보증금만도 7억7900만원에 달한다. 임대계약이 종료되는 올해 12월31일까지 7년여 간 임대수익은 123억9000만원 가량이다.

외국계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도 연간 10억원이 넘는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었고 한국씨티은행은 이보다 2배 이상 많은 22억2000만원의 수익을 임대료로 받고 있었다.

500억원이 넘는 보증금을 받고 임대를 내주고 있는 KB금융도 연간 14억6400만원의 수익을 임대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주요 금융사들이 부동산 사업에 관심을 늘리는 이유는 초저금리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2.0%에서 1.75%로 1%대까지 끌어내리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수익성 지표들이 크게 내려가고 있다.

이에 더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금리를 기반으로 한 금융업이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런 금융사들의 수익성 상황을 감안해 정부도 금융사들의 부동산 사업 관련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금융사들의 부동산 임대는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주요 은행 준법감시인들은 임종룡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노후화된 영업용 부동산을 증·개축해도 되는지에 대해 질의했다.

또 은행 소유 영업점 축소 등으로 자동화기기(ATM)만 운용하는 경우에도 업무용 부동산 임대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요구하는 한편 노후 부동산을 원활하게 매각하기 위해 개발하는 것도 가능한지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대해 임 위원장은 은행이 노후화된 영업용 부동산을 증·개축해도 되며 원활한 처분을 위해선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은행이 낡은 영업점 건물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개발해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허용방침을 밝혔고 영업장이 폐쇄·축소된 경우에는 매각 절차 진행을 전제로 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 영업점을 줄여 ATM만 운영하는 경우 나머지 공간도 임대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은행업감독규정은 은행의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해 영업용 이외 부동산 소유를 금하고 있지만 최대한 금융사의 규제를 완화해 주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사들이 과도한 부동산 사업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일부 금융사들이 다른 금융사들을 인수하면서 딸려 인수한 부동산에 대한 운용수익을 높이기 위해 과도하게 임대료를 올린다든지 하는 경우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금융당국도 금융사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규제완화를 해줘야지 금융사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임대수익을 많이 올리도록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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