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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two job), 그것이 궁금하다

투잡(two job), 그것이 궁금하다

기사승인 2015. 07. 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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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도 살리고 돈도 벌고'
투잡
#스포츠용품 회사에 다니는 김정수 씨(가명·48)가 휴일인 토요일 오후에 시내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가 서둘러 도착한 곳은 친구들과의 모임장소가 아닌 ‘와인바’다. 일 관련 세미나 참석차 스페인에 갔다가 우연한 기회에 와인 제조하는 공정을 구경하게 됐고, 관심이 생겼다. 이후 저녁식탁에 와인이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 와인동호회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도 펼쳤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믈리에(Sommelier) 자격증 반에 들어가 수개월 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취득하고 급기야 취업까지 한 것이다.

김 씨는 “평일엔 회사에 나가서 일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을 계속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든 점은 있다”며 “남들은 취미생활을 하려고 비용까지 지출하는데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도 돈까지 벌 수 있어 기꺼이 투잡 생활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 구직사이트에서 직장인 남녀 915명을 대상으로 투잡(two job)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90.8%가 ‘투잡을 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25.6%는 현재 투잡을 하고 있었다.

취미도 살리고 경제적인 수입도 생기는 투잡을 선택하는 4050세대들이 늘고 있다. 김 씨처럼 관련 일을 전문적으로 배워 현장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고, 비정기적인 단기성 아르바이트 형태로 고용되기도 한다. 음악·미술·레져·운동 등 분야도 다양하다. 잃어버렸던 적성을 끄집어내어 주말을 활용한 투잡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투잡스를 선택하는 이유 중 불안한 노후와 어려운 경제생활에 몰리면서 어쩔 수 없이 ‘투잡족’이 되는 사례가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두 명의 자녀를 둔 허윤정 씨(가명·50)는 전화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다. 일의 특성상 야간 근무 조에도 편성될 때가 있어 평일에 정기적인 일을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고심 끝에 얼마 전 온라인 창업에 뛰어들었다. 지인들에게 선물하던 비즈로 만든 액세서리를 판매하고 있다. 주말동안 상품을 제작하고 촬영해 업데이트한다. 고객 불만사항과 피드백도 꼼꼼히 살펴 재구매율을 높이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허 씨는 “월화수목금금금의 패턴이 이어지니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된다”면서도 “월급이 적은 직장들은 투잡을 뛰어서라도 가계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허 씨가 주말 동안 투잡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통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4월 20일부터 5월 15일까지 온라인 판매 창업 교육 ‘이베이에듀’ 수강생 7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온라인 판매업 창업 희망자 중 40대 초반 자영업자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 중 40대 비중은 40%였다. 또 희망자의 현재 직업으로는 자영업 비중이 63.6%로 가장 높았다. 2위는 회사원(24.5%)이었다. 또한 투잡을 계획하는 가장 큰 이유를 묻는 질문에 44.9%가 ‘현재 수입이 적어서’라고 답했다.

◇4050세대가 도전해 볼만한 투잡 아이템
직장인들의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됨에 따라 주말을 이용한 직장인들의 투잡 또는 부업으로 1인 창업이 가능한 소호(SOHO) 창업이 각광받고 있다. 소호(SOHO)는 무점포 및 재택창업자를 말하는데, 요즘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하여 다양한 창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200만~300만원의 비용으로 인터넷에 쇼핑몰을 만들어서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특화된 쇼핑몰을 운영할수록 경쟁력은 높아진다. 투잡으로는 가장 촉망받는 분야이기도 하다.

소호로 성공하기 위해선 몇 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자신의 경험과 전문성 활용 △컴퓨터와 인터넷 실무지식 △성공한 소호창업자 벤치마킹 △아이디어와 차별화로 승부△틈새시장 공략 등이 필요하다.

온라인 창업은 투잡을 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업종이다. 인터넷쇼핑몰·인터넷경매·제휴마케팅·온라인 여행사 등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하는 게 보통이다. 상품의 직접 생산 및 판매·상품 판매 대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장터 창업이 가능하다. 또는 SNS나 포털 사이트의 카페 혹은 불로그(blog) 등을 만들어서 투잡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핸드메이드 창업도 투잡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구제의류 리폼·수공예 및 공예품·수제쿠키·수제다이어리 등 수작업(handmade)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을 판매한다. 지금처럼 경기침체로 소비가 얼어붙은 환경에선 리폼하여 다시 판매하는 의류나 가구업종이 활기를 띤다. 핸드메이드 창업의 경우에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하나뿐인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제품의 판매와 더불어 제품 제작에 대한 강좌를 통한 추가적인 수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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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비즈니스 사업이 투잡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방향제 역할을 하는 센트온 디퓨저.
그런가하면 건강과 관련한 1인창업도 도전해 볼만하다. 웰빙건강식품 판매·향기 비즈니스 사업·청소서비스·친환경 차량서비스업 등이 해당된다.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 건강 모두를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부합해 수요가 풍부하다. 가격보다는 신뢰성 있는 제품을 공급하고, 고객에 대한 감동적인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김영문 계명대학고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주5일 근무제라는 근무 환경의 변화는 투잡의 시대를 필연적으로 도래하게 했지만, 자칫하면 본업도 망칠 수 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것과 동시에 즐거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분야를 투잡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투잡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10가지
1. 관련분야 자격증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자격증을 취득하라.
2. 정보수집과 정리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투잡은 전문성과 경쟁력이 중요하다.
3. 자금계획을 미리 해야 한다. 특히 외식 및 점포창업분야는 예상하지 못한 자금수요가 있을 수 있다.
4. 무점포 투잡의 경우엔 어떻게 홍보하고 마케팅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5. 체력을 관리해야 한다. 건강한 체력이 없이는 1년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다.
6. 가족의 지원과 동의가 필수적이다.
7. 컴퓨터와 인터넷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8. 시간관리 요령을 터득해야 한다.
9. 관련 분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커뮤니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10. 투잡의 라이프사이클은 길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음을 생각하고 계획해야 한다.
【 도움말=김영문 계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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