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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본색 드러낸 엘리엇…역시 돈 노렸다

[기자의눈] 본색 드러낸 엘리엇…역시 돈 노렸다

기사승인 2015. 07.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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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윤 경제부 기자
‘소액주주 이익 보호’라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던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시세 차익 추구’라는 본색을 드러냈다.

엘리엇은 대외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이 통과될 경우 수백만명의 삼성물산 소액주주들이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여 왔다.

엘리엇의 기대와 달리 삼성물산 합병안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예상보다 높은 찬성률로 통과됐다.삼성물산의 합병이 적법한 절차로 진행됐다는 점을 소액주주들이 인정한 셈이다.

이후 엘리엇이 삼성물산(7.12%)·삼성SDI(1%)·삼성화재(1%) 지분 등에 대한 실질주주증명서를 반납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삼성과 엘리엇의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1%에 대해 실질주주증명서를 재발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이 이를 통해 다음달 중순부터 주주 대표소송·주주 제안·회계 장부 열람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재계에서는 엘리엇이 최대한 삼성을 물고 늘어져 지분 1%의 가치를 높이는 한편 나머지 지분 6.12%는 매도 등을 통해 투자금액 회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질주주증명서는 삼성과 엘리엇의 2라운드를 알리는 서막인 셈이다.

엘리엇의 공세가 시작되면 다음달 말까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고 9월 1일 통합 삼성물산을 출범하겠다는 삼성그룹의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시간이 길어질수록 2020년 매출 20조원, 세전이익 4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통합 삼성물산의 구상도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될 통합 삼성물산의 미래 가치를 선택한 투자자들의 손해도 예상된다. 이는 주주 가치 제고를 외치던 엘리엇의 입장과 상반되는 결과인 셈이다.

엘리엇은 자신을 건전한 투자 자본으로 소개하며 “먹튀는 없다”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엘리엇이 그동안 걸어온 길은 본질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기자본이었다.

2011년 엘리엇은 콩고 국채에 투자한 2000만 달러를 회수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원조한 지원금까지 압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로 인해 당시 콩고는 극심한 물 부족과 함께 콜레라 등의 전염병이 창궐했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삼성물산 지분 투자도 과연 그들이 대의명분으로 내세운 ‘소액주주 이익 보호’가 맞는지 엘리엇에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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