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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금도 바뀌지 않는 피서지 바가지요금과 무질서

[사설] 조금도 바뀌지 않는 피서지 바가지요금과 무질서

기사승인 2015. 08. 0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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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피서가 절정에 달하면서 피서지의 바가지요금, 쓰레기와 무질서가 극성을 부려 피서객들이 고통 받고 있다. 이런 일은 해마다 되풀이 되는 것으로 행정당국과 지자체가 아무리 애를 써도 현지 상인들과 피서객들이 협조하지 않으면 개선될 수 없다. 더위를 피해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러 가지만 짜증나고 불편함이 너무 많다는 게 피서지에서 돌아온 사람들의 얘기다. 시민의식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피서객들이 겪는 불편은 크게 두가지다. 바가지요금, 쓰레기와 무질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민간에 임대한 공영주차장 하루 주차요금이 최고 4만원이나 된다. 숙박비는 평소보다 2~3배 높은 15만~25만원을 받는다. 제주도의 한 해수욕장은 5000원인 파라솔 빌리는 가격을 3만원이나 받는다. 닭 백숙은 해수욕장에 따라 최고 4만5000원까지 받는다. 다른 해수욕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피서객에게 큰 부담이지만 부르는 게 값이다.


 문제는 이런 바가지요금을 단속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단속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신고를 해도 요금이 대부분 자율화돼 있기 때문에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휴가철이라 어느 정도 비싼 요금은 예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터무니없는 요금은 피서객을 짜증나게 할 뿐이다. 장기적으로는 손님을 떨어뜨리는 일이다. 바가지 쓰며 국내에서 피서하는 것보다 그 돈으로 외국 갔다 오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무질서도 큰 문제다. 해수욕장은 밤새 음주로 어질러져 아침이 되면 온통 술병과 담배꽁초, 먹다 버린 음식물, 휴지 등으로 범벅이 된다. 깨진 유리에 발을 다치는 경우도 많다. 해운대, 경포대나 대천 할 것 없이 대부분의 해수욕장 풍경은 다르지 않다. 계곡도 술병과 음식쓰레기 휴지 등이 널려 있다. 피서객들이 먹고 즐기는 것만 좋아할 뿐 쓰레기를 가져 가지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는 피서지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큰 일이 되었을 정도다.


 피서지 모습은 국민들의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를 자랑하고 문화가 융성하다고 하지만 해수욕장이나 계곡에서 피서를 보내는 모습은 전혀 그렇지 않다. 선진국의 모습이 아니다.  


 돈만 벌면 된다는 상인들의 생각, 먹고 즐기면 된다는 피서객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즐거운 피서는 기대하기 어렵다. 소득수준에 맞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공동체의식을 키워야 한다. 지자체들도 단속이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강력한 제재조치를 마련해서 피서객들의 입에서 불만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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