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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초이노믹스’ 우왕좌왕

길 잃은 ‘초이노믹스’ 우왕좌왕

기사승인 2015. 11. 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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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복귀를 앞두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초이노믹스’가 흔들리고 있다. 수출의 10개월 연속 하락, 가시지 않는 불황형 흑자 등 거시경제 지표의 성적이 뚝 떨어지고 있어서다.

우선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날개 꺾인 새’ 처럼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15년 10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434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16% 가까이 줄었다.

이는 2009년 8월 마이너스 20.9%를 기록한 이후 6년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수출 부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상연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일 “국내 수출 부진을 주도하고 있는 조선·석유화학·철강·기계 등 업종의 수출 부진 흐름이 이어질 공산이 높아 남아 있는 4분기 중에도 수출경기의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서대일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수출 환경이 당분간 뚜렷하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내년 상반기까지 수출 감소가 경제 성장에 하강 위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수출에 비해 더 큰 폭의 수입 감소로 인해 지표상 흑자를 나타내는 기현상인 ‘불황형 흑자’가 수개월째 연출되고 있는 경제에는 부담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06억1000만달러로, 2012년 3월 이후 43개월 연속 흑자기록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는 9월 수출이 452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0.8% 준 데 비해 수입은 332억1000만달러로 23.2% 감소한 데 따른 불황형 흑자다.

불황형 흑자는 수출 부진 심화, 자본재 수입 감소에 의한 투자 부진을 초래해 장기적으로 볼 때 성장잠재력에 부정적이다.

이런 가운데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 세계적으로 경제 침체, 중국발 경제 성장률 둔화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수출 감소를 겪고 있어 해석 자체를 비관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정부와 정책 당국이 현재의 수출 부진 현상을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현재는 엄청난 책임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위기감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거꾸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완화했던 부동산 대출규제를 다시 강화할 태세여서 정책 혼선 논란마저 불거지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농협 등 은행권에 대한 대출 건전성 검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이후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 부동산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사실상 대출 옥죄기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정책의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 교수는 “부동산시장이 회복하려는 상황인데 다시 옥죄면 경기는 더 침체할 것”이라며 “정부가 문제의 본질을 꿰뚫지 못하고 일관성 없이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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