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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에서] 영화 ‘인턴’에서 배우는 일하는 고령자 사회

[샛강에서] 영화 ‘인턴’에서 배우는 일하는 고령자 사회

기사승인 2015. 11. 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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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택부장님
송영택 아시아투데이 100세시대 부장 겸 50+ 편집장
최근 아내와 함께 외국 영화 ‘인턴’을 봤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이제는 별로 어색하지 않은 고령사회를 앞두고 고령자 일자리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준 영화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40년 동안 전화번호부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부사장직을 끝으로 퇴직 한 후 아내와 사별한 뒤 혼자서 살아가던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은 어느 날 시니어 인턴 모집 공고를 보고 온라인 의류 쇼핑몰 업체 ‘About the Fit’에 지원 합격한다. 이 회사의 사장 줄스(앤 해서웨이)는 창업한지 1년 6개월 만에 220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30세 여성이다.

줄스는 처음에 벤에 대한 기대나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그냥 고용했다고 생각했다. 반면 벤은 이전 직장에서의 부사장직 직급에서 나올 법한 ‘꼰대’ 같은 기질을 깨끗이 털어 버리고 허드렛일도 마다하지 않고, 젊은 직장 동료들에게는 70년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연애상담부터 스타일 코디까지 알려 주며 신뢰를 얻어갔다. 사장 운전기사가 술을 먹고 운전하려던 것을 목격하고 차량을 대신 운전하게 된 벤은 이를 계기로 줄스가 맞닥뜨리게 되는 회사 운영상의 문제나 전업남편의 바람으로 촉발된 부부 간의 갈등문제에 대해 연륜에서 묻어나는 조언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며 베스트 파트너가 됐다.

영화 인턴에서 배울 점으로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정부가 고령자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시니어 인턴 제도’ 같은 정책을 마련하고 동참하는 기업에게 강력한 인센티브를 줘서 고령자 채용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은 채용한 고령자가 숙련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 할 수 있는 업무 분야를 적극 찾아서 의심하지 말고 일을 맡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재취업한 고령자는 이전 직장에서 누렸던 대우나 급여 수준을 잊어야 한다. “내가 어느 기업에서 무엇을 했고 어떤 대우를 받았는 데” 따위의 ‘완장’을 빨리 떼어 버려야 한다. 그리고 너무 조급하게 직원들 그룹에 끼어 들려고 하지말고 낮은 수준의 업무라도 묵묵히 수행하면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세상사가 그렇듯 그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전수할 기회가 오고, 그것으로 인해 신뢰관계가 구축되면서 자연스럽게 회사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고령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시장 매커니즘에 기반하지 않고 재정 투입에 의존한 공익형, 복지형 일자리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지 말고, 고령자들의 노하우와 업무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생산적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 가치 창출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나마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에 이전 직장에서 정년 이후 은퇴 없이 곧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전직지원을 의무화하도록 강화해 이모작 고용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100세 시대를 맞아 이 참에 국가적으로 연령에 따른 이모작 분업체계 확립에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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