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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인도우주연구소서 듣는 우주강국의 비결

[르포] 인도우주연구소서 듣는 우주강국의 비결

기사승인 2015. 12. 23.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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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세 인공위성의 아버지 라오 교수 아직도 현역...리더십, 팀워크, 사명감 인도 우주강국 만들었다"...비용 10분 1수준이고 성공률도 세계 최고
인도우주개발의 아버지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벵갈루루(Bengaluru)시에 있는 인도우주연구소(ISRO) 본부 전경. 본부 앞에 ‘인도 우주개발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비크람 사라바이(Vikram Sarabhai) 박사의 흉상이 서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지난 16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남동부 안드라 프라데시(Andhra Pradesh)주 스리하리코타(Sriharikota) 사티시 다완(Satish Dhawan) 우주센터에서 싱가포르 위성 6기가 발사됐다. 인도우주연구소(ISLO)가 발사한 50번째 위성발사 로켓이다. 인도는 하나의 로켓으로 다수의 위성을 동시에 쏘아 올리는 기술을 가진 우주강국이다. ISRO는 올해만 20개의 위성을 올렸다. 이 가운데 인도 위성은 3개에 불과하다. 17개는 외국 정부 또는 기업으로부터 위탁 받은 상업위성이다. 성공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비용도 저렴해 외국으로부터의 의뢰가 많다고 한다.

실제 지난 9월말 발사한 인도 첫 천문위성 ‘아스트로새트(Astrosat)’의 비용은 18억 루피(325억2600만원)로 25억 달러(3조)의 미국의 10분 1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발사돼 10개월만에 화성 궤도에 진입한 망갈리안(Mangalyaan·산스크리트어 화성탐사선)의 비용도 미국의 10분 1 수준인 45억 루피(800억원)였다. 웬만한 국가의 인공위성 개발비보다 적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자랑처럼 “영화 ‘그래비티’ 제작비 1억 달러(1184억원)”보다 경제적이다. 인도의 천문위성 발사는 미국·일본·러시아·유럽에 이어 5번째이고, 화성탐사는 미국·유럽·러시아에 이어 4번째다.

이와 관련, 데비프라사드 카르닉(Deviprasad Karnik) ISRO 언론·대외협력국장은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화성 탐사선은 인도 우주과학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면서 “첫 발사에서 100% 계획대로 성공을 거둔 나라는 인도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20개국의 의뢰로 57개의 상업위성을 발사한 것은 인도 우주기술의 안정성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32 차례 발사 중 처음을 제외하고 31회 성공을 거뒀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19일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벵갈루루(Bengaluru)시 ISRO 본부에서 대면, 22일 서면으로 진행됐다.

ISRO 대외협력국장 및 부국장
데비프라사드 카르닉(Deviprasad Karnik) 인도우주연구소(ISRO) 언론·대외협력국장(왼쪽)과 B.R. 구르프라사드(Guruprasad) 부국장이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벵갈루루(Bengaluru)시 ISRO 본부에서 진행된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인도의 첫 외국 상업위성은 1999년 PSLV-C2 로켓을 이용해 쏘아 올린 ‘우리별 3호(KITSAT-3)’다. 카르닉 국장과 인터뷰에 동석한 B.R. 구르프라사드(Guruprasad) 부국장은 한국과의 이 같은 인연을 여러 차례 강조하면서 2010년 1월 체결된 양해각서(MOU)에 따라 ISRO와 한국 항공우주연구원(KARI) 간 협력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KARI가 2018년에 계획하고 있는 달 탐사선 발사에 대한 인도의 참여와 한국형 위성항법장치(GPS) 시스템(KASS)과 인도가 개발 중인 GAGAN 간 상호운용 협력을 강하게 희망했다.

카르닉 국장은 표준화·우수한 인력·저렴한 운용비용 때문에 인도 우주과학 기술이 경제적이면서도 안정성이라고 했다. 특히 표준화와 관련, “로켓, 발사대 어답터 등 관련 장비를 표준화해 새로운 발사를 위한 실험에 들어가는 시간과 경비를 줄인다”며 “이는 화성 탐사선 발사 때도 적용됐다”고 했다. 위성 발사 때와 같은 로켓을 사용하면서도 미국이 화성·목성에 탐사선을 보낼 때 사용하는 ‘중력 슬링샷(Slingshot·새총)’ 등 위성 때와는 다른 기술을 활용, 경비를 절감한다는 설명이다.

카르닉 국장은 인도 우주과학 기술의 발전 동인은 리더십과 팀워크, 그리고 사명감이라면서 “84세인 우두피 라마찬드라 라오(Udupi Ramachandra Rao) 교수가 지금도 후배 연구자들과 함께 이곳에서 현역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라오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텍사스 공대에서의 연구·교직 생활을 접고 1966년 귀국, 1975년 인도 첫 인공위성 ‘아리아바타(Aryabhata)’ 발사를 주도해 ‘인도 인공위성의 아버지’로 불린다.

아울러 인도 우주개발에서 비크람 사라바이(Vikram Sarabhai) 박사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인도가 독립한 1947년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돌아와 인류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한 우주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가족과 친지를 설득, 그해 11월 물리학연구소(PRL)를 만들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8세였다. PRL은 1969년 사라바이 박사의 주도로 벵갈루루에 창설된 ISRO의 전신 성격을 띤다.

GSLV
인도 남서부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벵갈루루(Bengaluru)시 인도우주연구소(ISRO) 본부 입구 정면에 있는 GSLV 위성발사 로켓 모형/사진=하만주 뉴델리(인도) 특파원
구루프라사드 부국장은 “그는 우주산업이 인도의 경제·과학·기술 발전에 기여, 사회전체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확신·비전·꿈을 가지고 있었다”며 “어떻게 70년 전 자동차도 제대로 없는 가난한 나라에 들어와 우주산업이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는지 놀라울 뿐”이라고 했다.

실제 인도 우주과학 기술은 인도 산업발전에 기여한다고 한다. 카르닉 국장은 “ISRO의 우주개발 계획에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예산의 50~60%가 이들 민간기업과의 공동작업에 투입된다”며 “500여개의 중소·대기업이 우주과학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했다.

ISRO는 인도 22개 지역에 연구소·관측소·로켓 발사대를 두고 있으며 1만65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80%에 해당하는 1만1000~1만2000명이 과학자·기술자라고 한다. 입사 경쟁력이 높아 100명 채용에 전국에서 20만명이 몰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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