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가솔린 수입차의 단가가 중형보다 더 비싼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해 3월 국내 출시된 BMW i8이 큰 인기를 얻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8일 관세청의 ‘2015년 4분기 승용차 교역 동향’을 보면 가솔린 기준으로 소형(1000∼1500㏄) 차량의 수입단가는 2만3478달러로 중형(1500∼2000㏄)의 2만1964달러보다 높았다.
관세청 통계를 살펴보면 소형과 중형 수입차의 단가는 지난해 1분기 처음 역전된 뒤 한해 내내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2분기에는 중형(2만744달러)과 소형(2만4687달러) 사이 격차가 무려 19%(3943달러)에 이르기도 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소형차 수입단가를 끌어올린 주인공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인 i8 모델이다. 지난해 7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50대가 추가 배정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한 해 동안 200대 넘게 계약이 이뤄줬으며 인도까지 마친 물량은 127대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주인공 톰 크루즈가 몰아 화제를 모았던 이 차량은 대당 가격이 2억원이다. 일반 수입 소형차의 10배 수준이다.
i8은 사실 전기모터를 합친 출력과 속도 등을 고려하면 i8을 일반 소형차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가솔린 엔진만 놓고 봤을 때 배기량이 1500㏄인 점 때문에 관세청 통계에서는 다른 소형차와 함께 분류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작년 전체 소형차 수입량이 5000대 이상인 것에 비교하면 i8의 판매량이 많다고는 볼 수 없지만 대당 가격이 워낙 높아 평균단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