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시리아서 격돌한 러시아-사우디, 저유가 위기 앞두고 ‘오월동주’

시리아서 격돌한 러시아-사우디, 저유가 위기 앞두고 ‘오월동주’

기사승인 2016. 02. 16. 21:5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시리아 내전을 놓고 한 치의 양보를 보이지 않았던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 위기를 두고 전격적인 합의를 이뤄냈다.

원유 수출량 세계 1·2위 산유국이 속절없이 내려가는 원유가격에 16일(현지시간) 전격 회동,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손을 잡은 것이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존속을 놓고 양극단에 서 있었다.

사우디는 지역 경쟁자 이란의 ‘위성 정권’이나 다름없는 알아사드를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축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란의 우방 러시아는 지난해 9월30일 시리아 폭격을 시작하면서 내전에 직접 관여했다. 명분은 ‘이슬람 국가’(IS) 등 테러리즘 소탕이지만 실제로는 알아사드 정부를 돕기 위해 반군 장악 지역에 폭격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 국제사회가 시리아 내전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휴전을 모색하고 있으나 사우디는 알아사드 정권 제거를 위해 시리아에 지상군을 파병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지난 13일 터키 공군기지에 전투기 편대를 보내는 등 강수를 뒀다.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첨예한 전선의 선두에 섰지만, 원유 수출에 국가 경제의 흥망이 달린 만큼 입장을 같이 했다.

사우디는 20개월간 이어진 저유가 탓에 정부 재정에 ‘부도’가 언급될 만큼 경고등이 켜졌고,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 역시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국내 경제가 침체일로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진영과 비OPEC 진영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저유가에도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못한 데엔 이런 정치·외교적 갈등 관계가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사우디와 러시아가 저유가 장기화로 돈 문제에 위기감을 느끼고 전격 합의함으로써 유가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평가다.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회동 뒤 “우리는 유가 회복이나 감산을 원하는 게 아니며 수요에 공급을 맞춰 유가를 안정시키길 원한다”면서 “동결 합의는 일단 앞으로 몇 달간 진행될 대책의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합의가 유가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시그널이 아니라 심각해진 저유가 상황에 대처하려는 응급 처방의 성격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