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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생산량 동결과 해결되지 않는 저유가...원유와 석유업체가 당면한 문제

원유 생산량 동결과 해결되지 않는 저유가...원유와 석유업체가 당면한 문제

기사승인 2016. 02. 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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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포트
출처=/AFP, 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와 카타르 4개국이 원유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지만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국제유가로 인해 원유업체와 석유기업들의 고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감산이 아닌 생산량 동결이라는 실망과 함께 이란과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동참이 불투명한 가운데, 유가는 17일 오전 10시5분(한국시간)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뉴욕시장 종가보다 0.37% 떨어진 배럴당 29.33달러에, 북해 브렌트유는 3.62% 하락한 배럴당 32.18달러에 거래됐다.

또한 산유량을 동결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원유시장이 수급 균형을 되찾을 때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4개국은 산유량을 올해 1월 11일 기준으로 동결하기로 했지만 문제는 올해 1월 전 세계 산유량이 하루 9653만 배럴로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여기에 중국의 경기 둔화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원유 수요가 주춤하고 있다.

CNBC는 이날 전 세계 원유업체의 35% 가량이 올해 파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딜로이트의 존 잉글랜드 연구원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전 세계 석유 탐사 및 생산 업체들의 35% 가량인 175개 기업이 올해 파산할 위험이 매우 큰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부채 수준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이자 지급 능력도 크게 악화한 기업들로, 잉글랜드는 많은 기업이 올해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배당을 줄이고, 직원을 감원하고, 자본투자를 삭감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 우드 맥켄지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은 총 38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미루거나 취소했다. 울프 리서치의 폴 생키 석유 및 가스 담당 애널리스트도 기업들의 파산이 거의 매일 일어날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30달러를 밑도는 상황이어서 거의 모든 회사가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오일미팅
16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와 카타르 4개국이 원유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다. 출처=/AFP, 연합뉴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대형 석유기업들의 사업모델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전망한 바 있다.

유가의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셰일업체의 도전과 화석 연료에 적대적인 친환경 정책 등도 대형 석유기업들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직면했다는 것이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자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유전 탐사 등의 투자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석유업계는 취소되거나 미뤄진 투자가 4000억 달러(약 485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감원도 몰아치고 있다. 로열 더치 셸은 1만 명의 인원 감축 계획을 발표했고 BP도 2015∼2016년 7000 명의 인원을 줄이기로 했다. 원유생산업체 셰브론은 지난해 3200명 감축에 이어 올해 4000 명을 추가로 감원할 예정이다.

신용등급도 하락세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달 초 셰브론의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내렸으며, 오랜 시간 최고등급인 ‘AAA’를 유지한 엑손모빌도 앞으로 하향 조정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업체들은 앞으로 유가가 오르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설사 유가가 오른다 해도 대형 석유업체들이 셰일업체의 ‘역습’과 친환경 정책 등으로 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가인 필립 벌레거는 대형 석유업체들이 신재생 에너지의 증가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려는 기후변화 정책은 물론 셰일가스 산업을 이끄는 민첩한 소형업체들의 도전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FT는 “유가 충격은 소행성 충돌과도 같다”며 “재빠른 셰일 생산업자들은 살아남지만 느릿느릿한 ‘오일 공룡’들은 파멸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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