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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P’를 지배하라]MK의 승부수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신의 한 수 되나?

[현대차 ‘P’를 지배하라]MK의 승부수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신의 한 수 되나?

기사승인 2016. 04.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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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세계-자동차시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승부수 ‘제네시스’가 글로벌 프리미엄차 시장에 파동을 일으키고 있다. 올 초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용 모델 G90(EQ900)가 호평 속에 출시됐고, 나머지 5개 모델 개발 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후발주자다. 그간 값싼 대중차 전략을 통해 빠르게 글로벌 톱 5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동차 발명 초기부터 현재까지 100년의 역사를 함께한 글로벌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 그 이상의 가치가 필요했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가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들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퍼포먼스(성능·품질)’와 ‘프리미엄’을 연결시킬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8일 현대차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프리미엄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8.3%를 기록해 같은 기간 대중차 판매 증가율(1.4%)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전 세계적 불황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 내수 경기 위축 등으로 대중차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보유 여부가 자동차업체의 희비를 가르고 있는 양상이다. 실제 지난해 프리미엄차 기반의 완성차 그룹 BMW·다임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8%로 대중차 기반의 르노·포드 등 9개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 3.9%를 크게 웃돌았다.

현대차는 양적 성장을 거듭하며 설립 40년 만에 글로벌 톱 5 자동차업체로 성장했다. 지난 2014년 처음 연 800만대 판매 고지를 점한 이래 2년 연속 800만대 판매를 달성했다. 판매실적의 대부분은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탈 수 있는 아반떼·쏘나타와 같은 대중차로 채워졌다.

하지만 자동차 발명 초기부터 현재까지 100년의 역사를 함께한 독일 3사 등 글로벌 메이커들과 톱 4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 위해서는 값싼 대중차 이상의 가치가 필요했다. 정 회장이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정 회장이 누차에 걸쳐 강조했던 ‘품질경영’을 기반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하며 프리미엄차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프리미엄차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품질에 기반한 고성능차가 필요하다. 제네시스의 브랜드 철학인 ‘인간 중심의 진보’도 ‘안전’과 ‘퍼포먼스’라는 품질·기술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20년까지 쿠페·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6종의 풀 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올 1~3월 제네시스 브랜드는 국내외에서 총 1만7570대 판매되며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올 초 국내에서 출시돼 아직 수출 실적이 없는 EQ900(G90)이 총 8210대 팔렸고, 제네시스(DH) 모델은 수출 1093대를 포함해 총 9360대 판매됐다. 올 하반기 G90의 미국 진출과 DH모델의 부분변경 모델(G80) 출시가 이뤄지면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실적은 빠른 속도로 증가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가 글로벌 톱 4 완성차 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제네시스가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운 ‘인간 중심의 기술 진보’와 브랜드 이미지를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려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현재 공사 중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내에 현대차그룹과 제네시스 브랜드 역사를 관통하는 스토리를 담은 박물관을 설립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인류·사랑·가족과 같은 보편적인 메시지가 담긴 광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철학을 구체화하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전인 지난해 6월 현대차는 ‘메시지 투 스페이스’ 광고 영상을 내보내 전세계인들의 공감을 얻어낸 바 있다. 메시지 투 스페이스는 우주비행사인 아빠를 그리워하는 딸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도록 제네시스(DH)를 활용해 우주에서도 볼 수 있는 초대형 메시지를 만들어 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네시스 브랜드가 프리미엄차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스토리텔링이 필요하다”며 “스토리텔링을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만의 색깔을 구체화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지수 국민대학교 총장은 “이미 현대차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DH)의 성능과 품질에 대한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다”며 “품질을 넘어 현대차그룹과 제네시스 브랜드가 현지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고 인간 중심의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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