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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방문에서 나타난 애플의 인도 전략

팀 쿡 방문에서 나타난 애플의 인도 전략

기사승인 2016. 05. 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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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사원·발리우드·크리켓, 인도 '종교' 체험 인도인 마음 잡기...세계 최고 인도 인력 애플 발전에 활용...현지생산보다 리퍼폰 판매에 주력, 점유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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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가운데)가 19일 인도 중남부 연구개발(R&D) 중심 텔랑가나(Telangana)주 하이데라바드(Hyderabad)에서 진행된 애플맵 개발센터 개소식에 참석, 애플 인도법인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18~21일 기간 진행된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인도 방문은 3가지 측면에서 애플의 대(對) 인도 전략이 나타난다. 인도의 힌두사원 방문·발리우드(Bollywood) 스타 만남·크리켓 경기 관람 등을 통해 인도인의 마음을 잡는 행보를 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도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애플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인도 측이 요청하고 있는 애플 제품의 현지 생산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는 중고 리퍼(refurbished) 아이폰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인도 언론들은 22일 전날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진행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쿡CEO의 면담에서 애플 제품의 현지생산이 논의됐으나 애플 측이 이에 대해 확실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면담에서는 애플의 ‘메이크 인 인디아’와 함께 중고 아이폰 판매, 애플 직영 판매점 설립, e교육·보건·농민 소득 증대에 대한 애플의 협력, 사이버 안보·데이터 암호화 등이 논의됐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쿡 CEO가 모디 총리의 정책을 홍보하는 ‘나렌드라 모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 버전을 직접 시연한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모디 팀 쿡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오른쪽)는 21일(현지시간) 뉴델리 총리 관저에서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애플 제품의 인도 현지 생산 등에 관해 논의했다. 사진은 팀 쿡 CEO가 애플 운영체제 iOS용 ‘나렌드라 모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업데이트 버전을 모디 총리의 아이폰에서 시연하는 모습./사진=모디 총리 트위터
쿡 CEO는 인도 일정 내내 모디 총리가 지난해 9월말 미국 방문 때부터 요청한 애플의 인도 현지생산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대신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계속 방영되고 있는 NDTV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은 분기·년이 아니라 향후 천년을 보고 인도에 왔다’고 전제한 뒤 현 단계에서는 애플의 중고 아이폰을 신제품처럼 수리, 리퍼폰으로 판매하는 게 현지 생산과 같은 것으로 이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 측의 기대와 요청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세계 전략에 따라 투자를 결정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한 것이다. 그러면서 인도 소비자가 리퍼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도록 중고 판매점을 승인해 줄 것은 계속 요청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3만 루피·53만원 이상) 부문뿐 1만5000 루피(26만5000원)~3만 루피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꾀한다는 전략을 고수한 것이다.

쿡 CEO는 이번 방문에서 인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영적(spiritual) 행보도 계속했다. 18일 첫 일정으로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의 시디비나야크(Siddhivinayak) 힌두사원에서 진행된 아르티(Aarti·종교적 경배의식)에 참석했고, 이날 밤에는 샤룩 칸(Shahrukh Khan)의 자택에서 발리우드 스타들과 만찬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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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18일(현지시간) 숙소인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Maharashtra)주 뭄바이(Mumbai)의 타지 마할 팔레스(Taj Mahal Palace) 호텔을 나오면서 손을 모으고 인도식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이어 다음날에는 중북부 우타르 프라데시(Uttar Pradesh)주 칸푸르(Kanpur)에서 크리켓 경기를 관람했다. 이에 대해 쿡 CEO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비크람 찬드라(Vikram Chandra) NDTV CEO는 ‘인도의 발견’ 일정이라며 ‘인도의 주요 종교, 힌두교·발리우드·크리켓을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쿡 CEO의 일정에는 애플 창업자 고(故)스티브 잡스의 영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중퇴·애플을 창업하기 이전인 10대 때 인도를 방문, 7개월 동안 영적인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쿡 CEO는 “스티브 잡스는 어린 시절에 영감과 목적의식을 찾기 위해 인도에 갔었다고 말했다”며 “이것(인도 여정)이 그의 일생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간디’를 보여줬다며 일생 동안 마하트마 간디와 함께 살았고 그를 좋아했다고 했다.

아울러 쿡 CEO는 인도 방문 기간 인도의 젊은 인재에 투자하는 행보를 계속했다. 도착 첫날에는 ‘인도 실리콘밸리’ 카르나타카(Karnataka)주 벵갈루루(Bengaluru)에 iOS용 앱 디자인·개발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했고, 19일에는 중남부 연구개발(R&D) 중심 텔랑가나(Telangana)주 하이데라바드(Hyderabad)를 방문, 애플맵 개발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 벵갈루루 센터는 내년 초에 설립돼 인도 개발자들이 iOS용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하이데라바드 센터에는 4000명 가량의 인도 연구 인력이 근무하게 된다. 이는 미국 본사에 이어 최대 연구 인력이라고 한다.

쿡 CEO는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서 인도의 젊은 인재들은 애플이 필요로 하는 뛰어난 기능을 가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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