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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경기 부진 중국 해운산업 구조조정 와중의 모럴 해저드

[기자의 눈] 경기 부진 중국 해운산업 구조조정 와중의 모럴 해저드

기사승인 2016. 05. 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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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해운사 1만 명 감원 예정이나 간부들은 임금 인상
중국은 현재 경착륙과 강시기업(한계기업)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 심지어 비관론자들은 일부 산업에서의 붕괴도 우려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해운산업이 석탄, 철강산업에 이어 이런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중국 해운업계의 양대산맥인 중국원양과 중국해운집운(海運集運)의 1분기 영업 실적이 53억 위안(元·9540억 원) 적자를 기록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상하이 항구
상하이 항구의 한 컨테이너선. 활력을 잃어가는 해운산업의 현실을 말해주듯 주변이 밝지 않다./제공=중국 인터넷 포탈 사이트 신랑(新浪).
그렇다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 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몸집 줄이기와 경쟁력 강화로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중국 경제 당국 역시 이런 절실한 노력을 원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과 관련한 경제적 지원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도 놓고 있다.

물론 중국 해운업계 정보에 밝은 소식통의 24일 전언에 따르면 양 기업의 경영진이 구조조정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중국원양의 경우 2014년 4만 명에 이르던 직원을 지난 해 2만8000 명으로 줄였다. 중국해운집운 역시 지난 해 663 명을 줄인 끝에 7546 명으로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업황과 중국 경제의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앞으로 더 감축해야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상황이 이럼에도 고위 임직원들은 용퇴 등을 통한 고통에 전혀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아니 용퇴하기는커녕 오히려 최근 임금을 대폭 올려 빈축까지 사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최근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이사회 회의를 통해 임금보다도 많을 수 있는 자신들의 판공비도 단 한 푼 손대지 않게 만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마디로 모럴 해저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경제 당국은 현재 국유기업에 대한 개혁과 대대적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를 이른바 신창타이(新常態·중저속 성장 하의 질적 발전) 단계로 진입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한계에 직면한 해운산업의 경영진들이 모럴 해저드를 보여준다면 이런 노력은 요원해질 수 있다. 더불어 경제를 계속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게 만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중국 해운업계 경영진의 각성이 요구된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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