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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시장 안정됐다고?…월세 가속화 따른 ‘착시현상’

전세시장 안정됐다고?…월세 가속화 따른 ‘착시현상’

기사승인 2016. 06. 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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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올해 전월세 가격 상승률 전년보다 낮아 안정세"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 38.6%…2년전比 11%P↑
서울-아파트-월세-비중-추이
전셋값이 오를대로 오르고,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정작 전월세 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려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업무보고에서 “전월세 시장은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전월세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전월세가격 상승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전세가는 0.59% 올라 최근 5년 평균(2.71%)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월세가의 경우 올해 5월까지 0.03% 떨어졌다.

◇ 이미 오를대로 오른 전세·반전세 가구도 ‘급증’

그러나 최근 전세가 상승률이 주춤하는 이유는 지난해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올랐고, 상당수 전세입자들이 단돈 몇십만원이라도 월세를 떠안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전세 재계약 시점이 돌아온 서울 지역 세입자들은 1억원 가량의 추가 보증금을 내거나,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수십만원의 월세를 매달 지불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012년 7월부터 현재까지 단 한차례도 멈추지 않고 49개월 연속 상승했다. 60㎡이하 소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매물 자체를 찾기 힘들다는 게 현장 관계자의 말이다.

특히 전세의 월세 전환은 아파트에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는 연립·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에 비해 월세 비율이 높지 않았다.

1~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8.6%로 지난해 같은 기간(32%)보다 6.6%포인트 증가했다. 2년 전인 2014년(27.8%)과 비교하면 11%포인트 가까이 급등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월세비중 역시 지난해 33.6%에서 올해 39%로 5.4%포인트 늘었다. 늘어난 월세 아파트 상당수는 서민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여서 이들이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졌다.

◇ “하반기 전셋값도 꾸준히 오를 것”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 상승률이 최근 둔화된 건 사실이지만 이를 안정으로 단언하긴 어렵다”면서 “전셋값이 이미 많이 올랐기 때문에 최근 가격 상승폭이 제한적인 것이고, 월세 전환으로 전세 매물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상승에 안 잡히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 대출을 이용한 주택 구매 등 다른 대안을 찾고 있기 때문에,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구조다”면서 “전세난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는 전세 부족은 극심해지고 있어, 정부가 세부적인 대응을 계속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셋값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매매가가 최근 보합세를 보이면서 전세가의 상한선 작용을 하고 있어 전세가격 상승폭이 줄어든 것도 있다”면서 “전셋값은 하반기에도 지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서울은 입주 물량이 많지 않고, 저금리 때문에 월세로 전환되는 매물이 많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셋값 상승률이 예년에 비해 많이 줄었고, 전월세 전환율도 떨어지는 등 전월세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전세임대 1만가구, 신혼부부 매입임대리츠 1000가구 등으로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여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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