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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잡는 보금자리론 강화…본질 벗어난 부동산 대출 규제

무주택자 잡는 보금자리론 강화…본질 벗어난 부동산 대출 규제

기사승인 2016. 10. 1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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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부동산대출문턱
금융권에서 최근 잇따라 부동산 대출에 제동을 걸고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분양·강남 재건축 시장은 잡지 못하고 정부와 금융권이 애꿎은 무주택자들의 대출 문턱만 높여놨다.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는 19일부터 보금자리론 대출 자격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대출 대상 주택가격 한도를 9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6억원이나 내렸다. 대출한도도 5억 → 1억원으로 4억원 줄였다. 부부합산 6000만원 이하로 연소득 요건도 신설했다.

은행들도 무주택자 대상 중도금 대출을 꺼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공분양하는 6개 단지가 중도금 대출 취급은행을 찾지못했다. LH는 지방은행까지 확대해 대출사를 물색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 과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은 없이 탁상행정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신규 아파트와 재건축 단지가 가계부채 증가 원인인데 대책이 본질에서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보금자리론의 대출주택 가격 하향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주금공이 내놓은 주택가격 3억원 이하로 마련할 수 있는 수도권 아파트는 절반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기준 KB부동산 통계에서 서울 중위전세가격인 3억9898만원에도 못미친다.

같은기간 수도권 아파트 중위매매가격도 3억8897만원으로 3억원을 넘어선다. 서울은 5억7859만원으로 보금자리론으로는 언감생심이다. 경기도는 3억474만원이었다.

중위가격은 아파트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이다. 고가주택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평균가격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수치로 집계된다.

이 팀장은 “5억 ~ 6억원은 되어야 수도권 중소형 아파트 한채를 마련할 수 있는데 3억원이면 대출을 받지 않겠다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도 “금융권 지원을 받지 않고는 살 수 없는 부동산 시장 구조에서 이같은 대출규제는 저금리에 내집마련을 해보려는 무주택자들의 희망을 꺾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난에 매매로 갈아타는 주택수요자들을 위한 금융상품의 다양성이 줄었다”면서 “무주택자 대상 대출은 주거안정을 위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과열 진원지인 분양·재건축 시장에서 벌어지는 고분양가 논란과 각종 불법행위를 바로잡아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위원은 “국토교통부와 지자체가 적극 협조해 고가주택시장은 불법 전매, 다운계약서 등의 불법거래를 지속적으로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토부도 부동산 과열 지역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구체적인 규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주택경기만 나홀로 호황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강도높은 규제를 내놓기가 부담스럽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114 조사에서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13.9대 1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이달 3.3㎡당 4012만원으로 4000만원 벽을 사상 처음으로 깼다.

권 팀장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전매제한 금지기간을 늘릴 경우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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