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에 여당 내부 분열...친박계도 이탈 조짐

최순실 파문이 여당 내부의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계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와 청와대를 향한 비판이 연이어 쏟아지는 가운데 친박계에서도 이에 동요하는 모습이 나오고 있다.

비박계인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6일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정부와 당까지 패닉에 빠지며 사실상 무정부상태가 됐다”며 “당 지도부가 대책을 내놓을 수 없다면 자신들의 거취에 대해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지도부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하 의원은 이어 “청와대 혁신을 위해 비서실장·민정수석·대통령 측근 3인방의 교체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당 지도부가 총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수원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가의 리더십 위기다. 대통령이 없는 것 같은 공백 사태”라며 “정치권 전반이 리더십의 공백을, 국가적 위기를 최소화하는 고민을 해야 한다”며 최순실 사태에 따른 엄중한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총의를 모으면 대통령의 결정 없이 새누리당의 리더십을 바꿀 수 있다”며 “새누리당 지도부 교체와 새로운 비대위 체제를 출범해야 한다”고 말해 당 지도부 퇴진을 요구했다.

비박계의 이러한 공세에 친박계 일부에서도 이에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야권의 최순실 의혹제기에 ‘근거없는 정치공세’라며 일축했던 기존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친박계 중진인 정우택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특검까지 해서 모든 것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며 “특히 우병우 수석을 비롯해서 청와대 비서진을 빨리 쇄신해야 된다는 데에는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안팎에서 쏟아지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긴급 비공개최고위원회를 열고 최순실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최고위 후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인 저는 오늘부터 당사에서 사태가 수습될 때까지 상주하면서 사태 수습을 지휘할 것”이라고 밝혀 지도부 퇴진 요구에 응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