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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두터운 ‘유리천장’…6대은행 여성 부행장 단 ‘2명’

여전히 두터운 ‘유리천장’…6대은행 여성 부행장 단 ‘2명’

기사승인 2017. 02.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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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행장 53명중 여성 2명…3% 불과
여직원 연봉·근무기간·고용안정성 뒤쳐져
"박 대통령 탄핵 여파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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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우리은행 임원 인사를 마지막으로 국내 6대 은행의 인사가 모두 마무리됐다.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보수적인 은행권에 ‘성과주의’ 바람이 불며 실무능력 중심의 파격 인사가 단행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유리천장’은 깨지지 않고 있다. 첫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늘기 시작했던 은행권 여성 임원들의 수는 탄핵 여파로 다시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국민·신한·우리·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부행장 53명 중 여성 부행장은 2명이다. 이들 은행의 여성 부행장 비율은 3.77%다.

박정림 KB국민은행 자산관리(WM)그룹 부행장과 새로 취임한 최현숙 기업은행 부행장이 유일하다. 박 부행장은 지주-은행-증권 3사의 WM 부문을 총괄하는 부사장 자리를 맡고 있다. 올 초 신규 선임된 최 부행장은 권선주 전 행장·김성미 전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에 이어 역대 세 번째 기업은행 여성 부행장이 됐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2015년 말 신순철 부행장과 김옥정 부행장이 퇴임한 이후 여성 임원이 2년째 ‘제로(0)’인 상태다. KEB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지금까지 여성 부행장이 전무했다.

임원 현황에서 단적으로 드러나듯 은행 내 여성은 고용안정성·연봉·근속연수 등 모든 면에서 남성보다 뒤처져 있다.

하나·국민·신한·우리·기업 등 5개 은행의 평균 임금(작년 3분기 기준)은 6100만원인데, 이 중 여성 임직원의 평균임금은 4580만원이다. 이는 남성 임직원의 평균 임금(7680만원)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여성의 근무 기간은 평균 11.5년으로, 남성(18년)보다 6년 이상 적었다. 전체 남녀 직원 비율은 1대 1 수준이지만, 여성 계약직이 남성보다 3배가량 많았다.

이는 박 대통령의 탄핵이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박 대통령 당선 이후 2014년 은행권 여성 임원은 13명까지 늘어난 바 있다. 당시 사상 첫 여성 행장인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 등장과 함께 ‘여풍’은 거셌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최순실 스캔들’ 등이 한국 여성들의 지위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모습”이라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이 큰 강점으로 부각될 수 있는 분야가 ‘금융’인데, 이번 사태로 이런 기조가 지속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올해 유난히 성과 중심의 ‘깜짝 인사’가 많았던 것과 비교해 여성들의 눈에 띄는 약진은 없었다”며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늘기 시작했던 여성 임원의 수가 다시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50~60대 여성 인력이 많지 않다는 점도 원인”이라며 “다만 현장에 전진배치되는 여성 직원이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를 기대해볼 수는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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