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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 매각지분 재매입 옵션 계약했나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 매각지분 재매입 옵션 계약했나

기사승인 2017. 04.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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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가격 대비 50% 비싼 주당 4만3636원 평가...지분 매입 PE가 손해보는 구조
풋옵션 등 조건 포함 가능성 높아
경영변화 불가피, 해외매출 구조 개선 및 멀티숍 전환 작업 나설수도
에이블씨엔씨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회장이 투자목적회사인 비너스원에 에이블씨엔씨 주식 431만주를 매각하는 것과 관련, 서 회장이 지분을 다시 매입하는 조건이 제시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서 회장의 이번 지분 매각 결정과 관련해 그 배경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브랜드숍 성장의 한계로 서 회장이 에이블씨엔씨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있지만, 서 회장이 국내 화장품 시장에 브랜드숍이라는 영역을 만들어낸 것을 고려하면 쉽게 사업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서영필 회장,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했나
23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비너스원이 서 회장에게 인수한 주식을 재매각하는 풋옵션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측이 나오는 것은 서 회장이 매각한 지분의 주당 가치가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대비 50%이상 높게 책정된데 있다.

여기에 서 회장의 지분을 실질적으로 인수한 비너스원은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송인준 대표가 대표로 있는 투자회사라는 점은 옵션 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M&A와 벤처투자 전문가인 송 대표가 시장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무리한 인수를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이번 계약은 비너스원이 에이블씨엔씨의 자회사인 리프앤바인 주식 전량을 취득하고, 리프앤바인을 통해 서 회장의 주식을 양수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서 회장은 1882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서 회장은 보유 중인 에이블씨엔씨 주식 495만1325주(29.31%) 중 431만3730주를 주당 4만3636원으로 양도하게 된다. 이는 에이블씨엔씨의 21일 종가 2만8300원보다 1만5000원 이상 높은 가격으로 종가기준 환산 금액대비 662억원을 더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서 회장이 보유중인 지분중 3.77%(63만7595주)를 남겨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M&A업계 관계자는 “시장 가격보다 높은 주당가치를 적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계약은 아니다”라며 “풋옵션 등의 조건이 전제된 상황에서 이뤄진 계약인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 회장이 옵션 계약을 먼저 제시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이블씨엔씨가 지난 21일 자율공시를 통해 “계약을 체결한 양측의 선행조건이 완료되는 대로 잔금지급 및 주식인도를 마무리하고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할 예정”이라고만 밝힌 것도 이런 관측과 일맥상통한다.

무엇보다 에이블씨엔씨의 경영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에이블씨엔씨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4346억원, 영업이익 243억원, 순이익 18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매출은 6.5%,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7.3%와 15.6%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6%에 달한다.

영업활동 및 투자활동에 대한 현금흐름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양호한 수준인데다 이익잉여금은 1484억원으로 전년대비 9.2% 증가했다. 유동부채비율은 37.1%를 기록했고, 재고자산회전율은 9.3회로 나타나는 등 사업적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드 보복 문제가 불거졌지만 중국 매출은 지난해 557억원으로 2015년 509억원 대비 증가했고, 일본 매출 역시 141억원에서 273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일본의 경우 7억원이던 당기순손실이 9600만원으로 크게 줄며 올해 흑자전환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본 매출은 헬스앤뷰티숍이나 숍인숍 채널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어퓨 브랜드의 3컬러파우더가 인기를 끈 결과다. 올해도 일본향 수출 실적은 40%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은 서 회장이 사업을 갑작스럽게 포기할 근거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미샤 터키 3호점
미샤 터키 3호점
◇에이블씨엔씨 사업변화 나타날까
이번 계약이 마무리 되면 어떤 방식이든 에이블씨엔씨의 사업구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경영성과가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해외사업 재편작업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숍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연 에이블씨엔씨는 2004년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왔다. 호주 시드니매장을 시작으로 미국·중국과 일본 등 33개국에 2900개의 매장이 있다. 중국에만 약 1900여 개의 미샤 매장(숍인숍포함)이 운영중이다. 외형적으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뒤질 것이 없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해외 매장 대부분은 직영점이 아닌 라인센스 계약 방식의 유통구조다. 해외시장 매출이 온전히 에이블씨엔씨로 반영되지 못하는 형태다.

국내외 직영점처럼 소비자가를 매출로 잡는 것이 아닌 수수료를 인식하는 구조다. 만약 해외 매장이 직영점 형태로 운영될 경우 수익성을 대폭 향상 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브랜드숍 인기가 급감하는 것을 고려해 멀티숍 형태로 바꾸는 작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실제 최근 시장은 브랜드숍보다는 멀티숍 형태의 매장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LG생활건강도 더페이스샵을 멀티숍인 네이처컬렉션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경영주체가 누가되든 사업적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매출구조 개선 작업과 함께 로드숍 체질 개선에 나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에이블씨엔씨 측은 경영권 등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아직 경영권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며 “지분 매각 자금이 어떻게 사용될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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