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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이 대한민국 지켰다”…눈물 훔친 영부인

“당신들이 대한민국 지켰다”…눈물 훔친 영부인

기사승인 2017. 06. 06.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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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공자 위로하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제62회 현충일인 6일 오전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 유공자 병실을 방문, 황의선 애국지사(93세, 6.25 참전 유공자, 무공수훈자)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당신들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지켰다는 자부심을 놓지 않으셨던 분들, 그 분들을 대표해 저희 아버지가 지금 이 자리에 서셨다고 생각합니다.”

6·25전쟁 당시 포병으로 복무한 박용규(88)옹의 아들 박종철(59)씨는 6일 현충일 추념식에서 참전용사 가족을 대표해 호국 선열들에게 바치는 감사편지를 낭독했다. 이를 듣던 영부인 김정숙 여사는 눈물을 훔쳤다. 문 대통령은 편지 낭독이 끝나자 직접 무대로 올라가 박씨의 손을 잡고 함께 무대에서 내려왔다.

이날 행사에서 문 대통령 내외 옆자리에 앉은 이들은 2015년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을 당한 김정원(26)·하재헌(23) 중사였다. 국회의장, 대법원장 등 4부 요인이 대통령 옆자리를 차지하던 관례가 깨졌다. 국가유공자를 진심으로 ‘예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자리 배치에서부터 고스란히 담겼다.

문 대통령은 추념사를 통해서도 정부 보훈정책과 관련해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도 미치지 못한다”면서 보훈처를 장관급 부처로 승격할 것을 정치권에 적극 제안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보상받고 반역자는 심판받는다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현충탑에 헌화·분향할 때도 이들 상이군경을 비롯해 광복회장, 대한민국전몰군경유족회장, 4·19혁명희생자유족회장 등과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 직후 서울 강동구 서울중앙보훈병원을 찾아 입원 중인 황의선 애국지사(93)를 비롯한 국가유공자와 상이군경들을 일일이 위문했다. 문 대통령은 황 애국지사에게 “지사님의 독립운동과 6·25 참전을 통한 애국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이 가능했다”며 “국민과 함께 감사드린다. 조국이 끝까지 기억하고 함께할 것”이라고 거듭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또 예비군 동원훈련 도중 차량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김민호(32)씨의 손을 붙잡고선 “어머님을 생각해서라도 용기를 내고 꼭 일어서시라”고 쾌유를 빌었다.

2016년 한탄강 수문개방 작전 수행 중 유실지뢰를 밟아 오른쪽 발목이 절단된 김경렬(22)씨와 어머니를 만나서는 재활치료 당시 경험을 듣고 상이군경 지원 제도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또 가족들에게는 “같은 부모의 마음으로 진심으로 위로한다”며 “어머니가 아니라면 이 긴 세월을 어떻게 견디겠느냐”고 따뜻하게 위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공상 군경 병실을 찾아 서광원씨의 경례를 받고 거수 경례로 화답했다. 김 여사도 서 씨의 손을 살갑게 잡아 주며 쾌유를 빌었다. 당초 30여분간 예정됐던 위문 일정은 문 대통령이 장병들과 보훈가족들을 일일히 격려하고 진심어린 대화를 나누느라 1시간 35분간 이어졌다.

또 문 대통령은 앞으로 훈·포장 수여식에서 수령자만 단상에 오르는 관행을 바꿔 수령자 가족들도 함께 단상에 올라 가족의 헌신을 되새길 수 있도록 의전절차 변경을 지시했다. 국가기념식에서 장관 등 내빈이 대통령을 맞이하던 방식도 바꿔 해당 행사의 상징성을 띈 인물들이 대통령과 함께 입장할 수 있도록 의전 절차를 대폭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기 때문에 각 행사에서도 해당 인물을 축하하거나 애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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