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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호조는 ‘엔저’ 덕분만은 아니다?…‘아베노믹스’ 변화할까

일본 수출 호조는 ‘엔저’ 덕분만은 아니다?…‘아베노믹스’ 변화할까

기사승인 2017. 06. 0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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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Financial Markets <YONHAP NO-2755> (AP)
5일 일본 도쿄의 한 주식 전광판 앞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약세가 일본의 수출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토론회에서 “일본은 엔화 약세가 지속돼도 수출이 증가하지 않게 됐다”며 한탄하는 발언을 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도 지난달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해 만난 사람들에게 같은 발언을 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6일 전했다.

일본은 수출 호조 덕분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5% 성장하면서 5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이같이 GDP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구로다 총재와 아소 부총리가 입을 모아 ‘수출이 증가하지 않았다’라고 발언한 것은 일본의 수출 증가의 배경에 엔저 효과의 존재감이 미미해졌다는 뜻이다. 즉, 엔저 효과로 수출이 증가된 경우가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다.

이는 2013년 5월 구로다 총재가 “수출 수량이 늘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환율이 수출에 영향을 주는 기본적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에서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2013년에는 엔저로 인한 수출 수량이 늘지 않아도 j커브효과(환율상승 후 초기에는 무역수지가 악화되다가 일정기간 경과 후 개선되는 현상)를 들며 앞으로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지난달에는 ‘증가하지 않는다’고 토로한 것.

이처럼 아베노믹스의 당사자들이 엔저 기조에 대한 견해를 바꾸면서 앞으로 아베노믹스의 방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금융 완화·재정 지출·성장 전략 등 ‘세 개의 화살’로 구성돼 있는데,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아베 정권과 이인삼각으로 완화 정책을 펼치면서 사실상 엔저를 유도해왔다. 그러나 엔저 기조로 수출을 늘려 성장해간다는 아베노믹스의 선순환에 대해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 측이 한계를 느낀다는 견해가 나오면서 아베노믹스의 하나의 축인 금융완화 정책이 흔들릴지 주목된다.

일본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이유는 다른데 있다. 바로 일본 기업들이 신흥국 등에서 ‘해외 호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의 나가하마 토시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의 수요가 있는 신흥국에서의 (일본기업의)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다”라고 기업들이 현지화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수출로서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는 시대에서는 통화 약세의 영향이 컸으나, 최근에는 기업들이 현지 국가에 정착해 현지생산을 하면서 환율의 영향이 미미해지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명목실효환율에 따른 수출 수량 증가 효과도 현재 5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 관계자도 수출 수량은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으나, 해외의 호황에 따른 증가가 대부분이라는 최근 몇 년간의 교훈을 지적했다면서 “이정도로는…”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j커브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일본은행은 올해 4월 말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하고 10년 만기 국채금리 목표치도 0%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했다. 이에 이달 15~16일 열리는 회의에서도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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