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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 30주년에 다시 쓴 민중가요…“촛불 의미 담았죠”

6월항쟁 30주년에 다시 쓴 민중가요…“촛불 의미 담았죠”

기사승인 2017. 06. 10.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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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월의 노래' 작곡가 이현관씨 30주년 기념식서 신곡 공개
"한국사람 얘기 따뜻하고 품위있게 담아낸 음악극 만들 것"

10일 6월항쟁 3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사전 리허설을 하는 민중가요 작곡가 이현관(53)씨. 1990년대 널리 불린 민중가요 '유월의 노래' 등을 작곡한 이씨는 이날 기념식에서 '촛불의 합창' 등 신곡을 발표한다. [이현관씨 제공]

민중가요 '유월의 노래'와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로' 작곡가인 이현관(53)씨가 10일 6월항쟁 30주년 기념식에서 오랜만에 신곡을 발표한다.
     


이씨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촛불집회에서 젊은 세대가 다양한 요구를 분출하는 것을 통해 1987년보다 민주주의가 성숙한 모습을 봤고, 이를 신곡에 담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6월항쟁 기념곡 '유월의 노래'와 통일을 주제로 한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로'를 작곡했다. 1988년 발표된 두 곡은 대학가와 집회·시위 현장에서 널리 불렸다.


그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6월 민주항쟁 30년 기념 국민대회'의 마지막 순서인 음악극 '6월의 노래, 다시 광장에서'를 통해 신곡 10여곡을 공개한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세월호 참사 추모곡인 '어느 별이 되었을까', '꼬마야 꼬마야'를 부른 다음, 촛불집회와 민주주의를 찬미하는 행진곡 '촛불의 합창', '오라' 등으로 피날레를 수놓는다.


이씨는 '오라'의 '오라, 언제건 서둘러 오라, 너무 늦지 않게 오라'라는 가사가 사회적 변화 열망을 표현해 이번 행사의 주제를 잘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교에 가기 전에는 10·26 사태 때 '국부가 돌아가셨다'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평범한' 학생이었다.


서울대 생물학과 82학번인 이씨는 '아침이슬' 작곡가 김민기의 손에 이끌려 교내 노래패 '메아리'에 가입하고 연합 노래모임 '새벽' 활동을 하면서 음악과 사회에 눈을 떴다고 한다.


'새벽'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전신이자 고(故) 김광석이 활동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씨는 김광석에 대해 "동갑내기였는데 활달하고 예술적인 끼가 좋은 친구였다. 노랫소리가 참 시원하고 좋았다"고 회상했다.


김광석은 민주화 이후 '노찾사' 활동과 대중가요 앨범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지만, 이씨는 '새벽'에 남아 사회 참여 활동을 이어갔다. 학생운동이나 파업 현장이 무대였다.


1995년까지도 항일 무장투쟁을 주제로 뮤지컬을 만드는 등 음악 활동을 이어가던 이씨는 1996년 훌쩍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당시 사회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동력을 잃었던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1년 치과 치료를 받으러 한국에 들렀다가, 신장암 진단을 받고 미국으로 돌아가기를 포기했다.


이번 기념식 음악극을 통째로 맡게 된 데는 '새벽'에서 함께 활동한 옛 동지 성악가 임정현 테너의 추천이 있었다. 6월항쟁계승사업회와 기념식의 음악 분야를 논의하던 임 테너가 음악극을 통째로 이씨에게 맡기자고 제안한 것이다.


이씨가 음악극에 쓰일 민중가요 작곡에 착수한 건 지난해 12월이다. 마침 '최순실 게이트' 촛불이 뜨겁게 타오르던 시기였다.


이씨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곡을 쓰던 시기가 촛불집회가 최대 규모로 이어지던 때였다"며 "아무래도 그런 사회 분위기가 음악극을 기획하고 곡을 쓰는 데 영향을 줬다"고 전했다.


"오랜만에 '새벽'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활동은 했지만, 후세에 전달한 것은 없다'는 생각에 부끄러웠다"고 작곡을 재개한 이유를 설명한 이씨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차분하고 따뜻하고 품위 있게 풀어내는 음악극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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