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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협치 노력했는데 허망하고 안타까워”

문재인 대통령 “협치 노력했는데 허망하고 안타까워”

기사승인 2017. 06. 1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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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자유한국당 등 일부 야당이 극렬 반대하고 있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 방침을 단호하게 밝혔다. 국회에 대해서는 오는 17일까지 강 후보자 청문경과 보고서를 송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야당의 ‘강경화 불가론’에 대해 인사 검증을 빙자한 정치공세로 규정하며 더이상 야당의 국정 발목 잡기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강 후보자 임명은 철저히 ‘국민의 뜻’에 따른 결정임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앞으로도 야당과 ‘협치’는 하되 국민 뜻에 반하는 ‘흥정’이나 ‘거래’에는 결코 응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용 기조와 방향이 이번 강 후보자 임명을 계기로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야당과의 협치를 위해서도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자평한 뒤 “그런데 이런 대통령과 정부의 노력이 마치 허공을 휘젓는 손짓처럼 허망한 일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참으로 안타깝다”고 야당의 ‘강경화 반대 투쟁’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야당들의 반대가 우리 정치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반대를 넘어서서 대통령이 그를 임명하면 더 이상 협치는 없다거나 국회 보이콧과 장외 투쟁까지 말하며 압박하는 것은 참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송부 시한으로 정한 17일까지 국회가 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의사도 분명히했다. 문 대통령은 “검증 결과를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며 “대통령은 국민의 판단을 보면서 적절한 인선인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강경화 후보자는 제가 보기에 당차고 멋있는 여성”이라며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데 한국에서 자격이 없다면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은 “많은 국내외 외교전문가들이 그가 이 시기 대한민국의 외교부장관으로 적임자라고 지지하고 있다”며 “국민들도 지지가 훨씬 높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평가는 야당의 극렬 반대에 위축되지 말고 강 후보자가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앞으로 외교 수장으로서 임무를 다해 달라며 사실상 힘을 실어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강 후보자 임명 방침을 ‘야3당에 대한 선전포고’로 규정하며 야3당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이 한국당과 보조를 맞춰 강경투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당장 강 후보자 문제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표결과 추경안 처리와 연계시키는 데 대해서도 야당간에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호남을 기반으로 한 국민의당의 경우 한국당이 주도하는 국정발목잡기 프레임에 잘못 걸려들게 되면 ‘한국당 2중대’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 역시 당권주자로 나선 이혜훈·하태경 의원이 강 후보자 임명에 굳이 반대하지 않는 등 한국당과는 결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이 막상 강경투쟁 엄포는 내놨지만 실제로 운신의 폭은 좁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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