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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북한과 대화조건 완화

문재인 대통령, 북한과 대화조건 완화

기사승인 2017. 06. 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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先대화 後비핵화 기조
정권 바뀌어도 남북합의 존중돼야
화해·협력이 최우선 가치 의지 표명
전문가 "남북정상회담 연내 열릴수도"
문 대통령의 축사<YONHAP NO-4494>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축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사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조건을 ‘추가 도발 중단’으로 완화하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구체화했다. 현직 대통령이 6·15 공동선언 관련 행사에서 축사를 한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11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북·미 관계 회복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분명한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못박았으면서 제재와 압박의 강경 일변도 대북 정책을 견지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이날 기념사는 지난 정부의 ‘선(先)비핵화 후(後)대화’ 대북정책 보다는 북한을 어떤 식으로든 대화의 장으로 끌어 내기 위한 사실상 ‘선(先)대화 후(後)비핵화’로의 기조 전환을 시사한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을 대화 조건으로 제시함으로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결단을 내리면 올해라도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역대 정권에서 추진한 남북합의에 대해 “정권이 바뀌어도 반드시 존중돼야 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하며 앞으로의 한반도문제 해결 방법도 그간의 합의에서 찾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우리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면서도 과거의 남북 합의에 대해서는 높게 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6·15의 기치보다 더 좋은 평화와 통일, 민족번영의 표대는 없다”고 밝히며 눈길을 끌었다.

또 문 대통령이 “남북합의를 준수하고 법제화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힌 점도 주목된다. 보수·진보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남북관계만은 장기적인 흐름에서 남북 화해와 협력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법제화 과정에서 여야 소통과 국민적 합의를 통해 남북문제에 대한 국론 분열을 줄이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1994년 북·미 긴장이 높아진 시점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국 클린턴 행정부와 협상했던 점을 언급하며 미국이 남북관계의 적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외세’와 결별하고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치자는 북한의 일관된 주장을 6·15의 주역인 김 전 대통령의 예시로 들어 설득한 것이다.

최근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조셉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한 데 이어 평양에 직접 가 억류돼 있던 미국인을 데리고 오는 등 북·미 관계에 긍정적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북·미 관계의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동북아 평화 문제를 주도할 뜻을 내비쳤다. 오는 29~3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핵심동맹국인 미국에게 주는 메시지도 크다. 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오느냐가 북·미 관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들과 오찬을 갖고 “제대로 된 보훈이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루고 강한 국가로 나아가는 길”이라며 보훈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국가수호희생자 유족, 파독광부·간호사, 6·25전쟁영웅 유족, 민주화운동 희생자 등 226명 전원과 일일이 악수하고 안부를 물으며 예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오찬은 역대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 대상 초청 오찬 처음으로 참석률 100%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저와 같이 찍은 사진을 벽에다 자랑스럽게 걸어둘 수 있도록,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통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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