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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역공에 꼬리내린 트럼프

문재인 대통령 역공에 꼬리내린 트럼프

기사승인 2017. 07. 0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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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단독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미국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확대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통상 압박’에 조목조목 맞서면서 회담 분위기를 우리쪽으로 끌고 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확대정상회담이 시작되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미국의 적자가 2배이상 증가했다면서 우리측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펜스 부통령을 필두로 미측 배석자들이 교대로 나서 통상 압박을 가했다. 트럼프는 FTA 적자 폭 확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거론했다.

이처럼 미측의 공세로 회담 초반 분위기가 경직되자 이에대한 돌파구를 찾은 인사는 다름아닌 문 대통령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가 상호 호혜적 협정으로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미측이 제기한 문제는 양국 공동 실무 조사단을 통해 조사해 보자고 역제안을 했다. 섣불리 FTA 재협상에 임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또 문 대통령은 “한국의 새 정부는 원자력과 석탄 화력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로 에너지 정책 전환을 이미 천명했고, 필요한 LNG를 미국이 공급할 수도 있다. 미국이 좋은 조건만 갖추면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교역 분야 창출에 따라 얼마든지 두 나라 무역상황은 바뀔 수 있음을 지적한 대목이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단금 문제에 대해서도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장 많은 액수의 국방비를 부담하고 있다는 점과 주한미군이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받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미측을 몰아부쳤다.

이후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과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자동차·철강 분야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김 보좌관은 “FTA 이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356%나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19%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국내 수입차 순위도 1위인 독일차 다음으로 미국은 2위로서 빠르게 독일을 추격 중”이라고 조목조목 설명했다.

장 실장은 통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영어로 설명하겠다며 더욱 공세적 자세를 폈고 급기야 트럼프는 “오! 와튼스쿨? 똑똑한 분”이라고 말해, 회담장에 폭소가 터졌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제학 학사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 실장과 동문관계임을 언급한 것이다. 장 실장은 이어 “제가 쓴 책이 중국어로 출판될 예정이었는데 사드 문제 때문인지 출판이 중단됐다”고 했고, 이에 로스 상무장관이 “그러면 미국에서 영어로 출판하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장 실장의 책이 미국에서 번역 돼 출판되면 미국의 무역적자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농담으로 응수해 회담장에 또다시 폭소가 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나도 상호 호혜성을 상당히 좋아한다”며 “문 대통령과 이번에 좋은 친구가 돼서 참 감사하다. 더 많은 성공을 바란다”고 회담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금까지 세상에서 둘 도 없는 미국의 안보 동맹이었는데 이제 이를 넘어 경제동맹으로까지 발전시키자”며 “한·미 FTA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것이어서 나는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고 있는데 나의 이 자부심이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동맹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 해 나가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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