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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경찰 ‘마약과의 전쟁’중 고등학생 사살…사건 조작 의혹 동영상 논란

필리핀 경찰 ‘마약과의 전쟁’중 고등학생 사살…사건 조작 의혹 동영상 논란

기사승인 2017. 08. 2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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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키안 로이드 델로스 산토스 페이스북
필리핀 경찰이 마약 단속 중 비무장상태의 17세 고등학생을 사살했으며, 이후 사건을 덮기 위해 누명을 씌우고 사건을 조작했다는 정황이 드러나 의혹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필리핀 국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필리핀의 고등학생인 키안 로이드 델로스 산토스(17)는 지난주 수도 마닐라와 불라칸 주에서 경찰이 시행한 ‘마약과의 전쟁’ 작전으로 사망한 80여 명 중 한 명이다. 필리핀 매체 인콰이어러 등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경찰은 지난 16일 칼루오칸시에서 마약 단속 작전 중 키안 로이드를 사살하고 나서 그가 필로폰과 총기를 소지해 방어권 차원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지 방송사 ABS-CBN는 사건 현장을 촬영한 폐쇄회로(CC)TV 화면을 입수해 방송했다. 이 CCTV에는 키안 로이드가 경찰을 향해 먼저 총을 발사해 경찰이 방어 차원에서 그에게 총을 발사했다는 경찰의 주장과는 달리 키안이 총에 맞기 전 이미 경찰에 체포된 상태였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포착돼 있었다. 영상에서 사복경찰로 추정되는 두 남성은 키안 로이드를 이미 제압해 어디론가 끌고가고 있다.

특히 사건 목격자들은 이 소년이 비무장 상태였으며 현장의 경찰관들이 오히려 그에게 총을 건네주면서 발포한 뒤 달아날 것을 주문했다고 주장해 경찰의 사건 조작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살해된 키안 소년의 장래희망은 경찰관이 되는 것이었다고 소년의 어머니인 로렌차 델로스 산토스는 밝혔다.

무고한 고등학생이 살해된 이 사건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반대파 뿐만 아니라 친 두테르테파였던 사람들까지도 무분별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게 만들었다.

조엘 빌라누에바 상원의원은 “재판도 없이 초법적 집행을 하는 사회는 인간성을 말살시키고 사회를 붕괴시킬 것”이라면서 “더이상 필리핀에서 이런 무법행위가 이뤄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론이 악화되자 로널드 델라로사 필리핀 경찰청장은 현지 GMA 방송에 출연해 이러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사건을 재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생각해보라. 그는 그저 어린아이일 뿐이다. 만일 이것이 당신의 혈육에게 일어난다면 어떨 것인가?”라고 반문하면서 “우리는 이를 수사할 것이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스카 알바얄드 마닐라 경찰청장은 이 사건과 연루된 경찰관 3명이 현재 직위 해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차이나 조크슨 대통령궁 부대변인도 “에르네스토 아벨라 대통령 대변인은 ‘필리핀 국민의 부당한 죽음은 단 한 건이라도 지나치게 많은 것(one death too many)’이라면서 특히 키안 로이드 델로스 산토스의 경우가 그렇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녀는 “심히 유감스러운 이번 사건은 당국의 사법집행의 무분별함에 대해 대중의 우려를 낳도록 만들었다”면서 대통령궁은 이 사건에 대한 확실한 수사를 진행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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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ABS-CBN 유튜브 채널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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