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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풍선효과 대출규제만으로는 한계, 금리조정 고민할 때

[사설]풍선효과 대출규제만으로는 한계, 금리조정 고민할 때

기사승인 2017. 08. 2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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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의 과열을 막기 위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더 낮추는 추가적인 대출규제 조치가 발동됐다. 오늘부터 다주택자가 투기지구와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LTV와 DTI가 40%로 적용되며 세대당 1건의 주택담보대출만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런 추가적 주택담보 대출규제의 실시는 최근 8·2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이지만 금리를 조정하지 않으면서도 저금리에 따른 투기적 주택 수요를 확실히 잡겠다는 정책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조치를 취함에 있어 주택담보 대출규제가 일정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풍선효과까지 감안하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8·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감소되었다. 월 4조원씩 증가하던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월 3조원대 증가로 증가세가 감소했다. 그렇지만 개인 신용대출은 오히려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가계의 개인 신용대출이 보름새 5800억원 증가했는데 카카오뱅크 대출액까지 포함하면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21일 강화된 대출규제를 피하기 위해 신용대출로 자금을 편법 조달하는지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이런 점검 활동은 은행의 자율적인 경영 정착에 역행하므로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고 신용대출 증가를 효과적으로 막을지 확실하지 않다. 
 
풍선효과란 수요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 그 수요가 자발적으로 줄수록 하지 않은 채 이를 억지로 막으려고 규제하면 그런 규제가 없거나 약한 쪽으로 수요가 몰려가거나 수요가 변형되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금리도 일종의 가격이다. 가격이 싸서 수요가 많은데 이런 싼 가격은 그냥 둔 채 수요를 막는 규제를 가하니까 이를 우회할 방법들이 나오게 되고 이에 대해 당국은 또 다른 규제로 대응하지만 결국 우회방법을 찾는 노력을 멈추게 하지는 못한다.
 
정부와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조정할 때 드러날 여러 문제들이 우려가 될 것이다. 금리의 급격한 조정은 한계기업들을 갑자기 어렵게 하고, 부채가 많은 한계가구들도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주택담보대출과 관련된 경제주체들의 행동을 보면 분명 수급의 불일치를 가져오는 금리가 더 많은 부채를 지려는 강력한 동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부드러운 연착륙을 위해서라도 대출규제 조치에만 의존하려고 하지 말고 금리라는 가격의 점진적인 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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