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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후폭풍] “기대도 안합니다”…1년새 차갑게 식은 ‘국경절 특수’

[사드 후폭풍] “기대도 안합니다”…1년새 차갑게 식은 ‘국경절 특수’

기사승인 2017. 09. 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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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中 국경절 연휴에 韓 찾는 유커 70% 급감 전망
국경절 특수 누리던 면세점·백화점업계, 내국인 공략 선회
현지 진출한 업체들도 반한 감정 우려해 축소 또는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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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명동 거리는 ‘유커 관광 1번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화장품 브랜드숍 쇼핑백과 인근 면세점·백화점 쇼핑백을 양손에 서너개씩 든 유커들의 모습은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어 호객 소리도 잦아들었고, 매장마다 크게 내건 유커 대상의 할인·이벤트 알림판도 축소되거나 내국인용으로 바뀌었다.

한 화장품 브랜드숍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명동상권 매장의 유커 매출이 30~40% 감소했고, 유커들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숍의 경우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유커들이 들어오지 않으니 기대할 국경절 특수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중국의 국경절과 중추절(추석) 연휴 특수가 실종될 처지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은 이번 연휴 해외여행에 나서는 중국인 관광객이 600만명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으나,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7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에는 25만명의 유커가 방한해 65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유커들이 급감하면서 특히 면세점의 타격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면세점업계는 국경절 기간 중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20~30% 증가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 기간에 유커 12만명이 다녀간 롯데면세점의 경우만 해도 사드 여파로 매출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면세점업계는 지난해 1억 골드바 증정, 선불카드 이벤트 등 대대적인 국경절 이벤트를 준비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커 대상의 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추석 황금연휴를 맞이한 내국인 고객 마케팅으로 선회했다. 롯데면세점은 오프라인 매장 전점에서 1달러 이상 구매한 내국인을 대상으로 3000만원 휴가비를 경품으로 내걸었고, 신라면세점은 BMW 뉴4시리즈 그랑쿠페 1대를 내놨다. 신세계면세점은 프랑스 여행권과 함께 고급 스쿠터를 경품으로 준비하는 등 내국인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국경절 특수로 20~30% 매출이 신장된 백화점들도 올해 대규모 국경절 이벤트보다는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하는 선에서 그칠 전망이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3월 이후 백화점의 외국인 고객 매출은 눈에 띄게 감소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중국인 매출이 4월 11.9% 감소한 데 이어 5월 15.5%, 6월 18.4%까지 떨어졌고 7월에도 17.1% 줄어들었다. 휴가기간 개별 관광객이 찾아오면서 8월 6.8%, 9월 3.8%로 감소세가 둔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4~5월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15~20% 감소한 바 있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화장품업계도 반한 감정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중국 현지 마케팅을 대폭 줄이고 그간 진행해 온 브랜드 세일 등 대대적 할인 행사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외식 및 식품업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MP그룹이 운영하는 미스터피자는 지난해 국경절 연휴에 현지에서 2015년보다 60% 증가한 28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등 해마다 매출 기록을 경신해 왔으나 올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국경절 기획세트 출시, 드림팀 도우쇼 공연 등 공격적인 현지 마케팅을 펼친 것과 달리 올해는 연휴기간 방문 고객들에게 재방문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 등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다.

식품업체들도 올해 상반기 중국 시장에서 실적악화를 겪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한 만큼 국경절 이벤트를 축소하거나 포기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국경절에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므로 식품·외식업계가 중국시장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올해는 사드 후폭풍으로 롯데마트까지 철수하는 상황이어서 특수보다는 오히려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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