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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주공1단지 수주전 승자 ‘현대건설’…정부 개입 등 부담 남아

반포 주공1단지 수주전 승자 ‘현대건설’…정부 개입 등 부담 남아

기사승인 2017. 09. 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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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맏형 브랜드 파워에 자금력 승리 배경
현대,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 탄력받을 듯
위법행위 감사 등 연내 관리처분인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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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이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독려하며 현대건설의 시공이 어떻게 다른가 마지막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2조6000억원 규모로 재건축 사상 최대어인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를 현대건설이 짓게 됐다.

GS건설은 최근 강남 일대에서 ‘자이’ 브랜드로 기세를 올렸지만,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의 인지도를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압구정 일대 재건축 수주를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27일 잠실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반포주공1단지 공동사업시행자 선정 총회에서 현대건설이 조합원 2193명(총 조합원의 95.6%)이 참여한 투표에서 1295표를 획득해 886표를 얻은 GS건설보다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은 조합원 1가구당 7000만원 무상 이사비 지원안이 위법성 논란을 맞으면서 위기를 맞은 것처럼 보였지만, 60·70대 고령층이 다수인 조합원에겐 현대건설이 GS건설보다 더 인지도가 있었다. 또한 조합원들은 현대건설의 자금 동원력과 안정성을 GS건설의 특화설계보다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번 수주 결과 중요한 것은 반포주공1단지가 지닌 무게 때문이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1973년 지어진 5층 아파트 2120가구를 35층 5388가구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하며 각종 사업비를 포함하면 8조원이 넘는다. 해외수주가 200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쪼그라든 요즘 좀처럼 얻기 힘든 수조원 규모의 안정적인 사업인 것이다. 특히 반포주공1단지 현장은 10조원대 이상의 강남 최대어인 압구정 재건축사업 수주로 가는 길목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수주 성공으로 한동안 강남 일대에서 힘을 못쓰던 부진을 떨쳐내게 됐다. 또한 자금 동원력과 1위 건설사로 위용을 과시하는 데 성공해 ‘디에이치’ 브랜드를 통한 압구정 재건축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은 “현대건설을 흔들림 없이 굳건히 믿어 준 조합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공동시행사업자로서 조합과 함께 모든 제반 협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현대건설 70년의 경험과 기술력, 축적된 노하우를 집약해 ‘100년 주거 명작’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2년 넘게 공들인 사업장에서 실패한 GS건설은 ‘자이’ 브랜드를 통한 강남 제패에 제동이 걸렸다. GS건설은 그동안 강남 일대에서 삼성 ‘래미안’의 빈자리를 ‘자이’로 대신해왔다.

문제는 시공사 선정 이후다. 지난달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한 반포주공1단지 조합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려면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마쳐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과 정부의 제동으로 사업이 늦어질 경우 조합은 물론 사업 책임을 호언한 현대건설 모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된다.

게다가 선정과정에서 보여진 양사의 과당경쟁에 대해서는 이미 국토부와 서울시가 위법행위에 대해 점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미 국토부와 서울시는 시공사 선정과정에서의 위법행위 대해 점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정치권에선 국정감사를 앞두고 시공사 선정과정에서의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움직임도 나온다.

정동영 국민의당 의원은 “검찰과 정부는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발생한 금품 살포등 위법행위를 낱낱이 조사해야 한다”며 “조합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마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은 대부분 시공사 선정이 끝난 이상 더 이상 잡음이 없길 바라는 눈치였다. 이날 만난 70대 조합원은 “연말까지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GS건설이 소송을 할 수 있다는 것처럼 여지를 남겼는데 정부가 자꾸 우리 일에 개입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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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짓는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 투시도/제공=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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