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한미FTA 개정협상 합의…자동차·철강업계 긴장감 상승

한미FTA 개정협상 합의…자동차·철강업계 긴장감 상승

기사승인 2017. 10. 05. 14:5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한국과 미국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사실상 합의하면서 국내 철강·자동차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미국이 무역적자 주범으로 지목해 온 만큼 대미 수출 물량에 대한 관세와 상계관세 부과 등 타격을 입을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FTA 체결 이전으로의 교역 조건 복원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개정협상 시나리오다.

미국은 한미FTA에 따라 한국 자동차에 부과하던 관세 2.5%를 2012년 협정 발효 후 2015년까지 4년간 유지하다 폐지했다. 이에 현재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는 무관세로 일본이나 유럽산 자동차(2.5% 관세율)보다 관세 측면에서 이점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관세가 부활하면 그만큼 미국 수출용 한국차의 가격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미국 판매량 가운데 약 절반가량이 미국 현지 생산이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건너가는 물량인 만큼 관세가 부활하면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현대·기아차의 전체 수출 가운데 미국 시장의 비중은 ‘3분의 1’ 수준이다.

양국 관세가 부활하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상황도 불리해진다. 한국은 미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발효 전 8%)를 2012년 발효 즉시 절반(4%)으로 낮춘 뒤 2016년 완전히 없앴다. 관세 철폐 효과에 힘입어 협정 발효(2012년) 후 지난해까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입량은 2만8361대에서 4.4배인 6만99대로 급증했다. 수입금액 역시 7억1700만달러에서 4.6배인 17억3900만달러로 치솟았다.

이 기간 미국차 수입 증가율(339.7%)은 전체 수입차 증가율(158.8%)의 두 배에 이를 뿐 아니라, 특히 지난해 한국 시장에 들어온 수입차가 전년보다 8.3% 줄었음에도 미국 차는 22.4%나 늘어나는 호조를 보였다.

미국 측은 한미FTA의 ‘불공정성’의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 철강 수출을 지적하고 있지만 사실 철강 수출과 한미FTA는 관련이 없다. 철강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관세 협정에 따라 한미FTA 발효 이전인 2004년부터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한미FTA 개정협상을 계기로 한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상계관세를 더 엄격하게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철강의 81%가량이 이미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산 철강이 미국 전체 철강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4년 3.8%에서 2016년 3.2%로 감소했다.

미국 정부가 발표를 보류한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산 철강 조사 결과도 여전히 철강업계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조사가 중국산 철강을 겨냥한 것으로 알려져있만 한국산 철강 역시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