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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삼 먹으면 정말 열나고 혈압 오르는 걸까(?)

홍삼 먹으면 정말 열나고 혈압 오르는 걸까(?)

기사승인 2017. 10. 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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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서울대 약대 교수, "홍삼의 혈행개선에 따른 체내에너지 대사로 열감 느끼는 것"
서울대 약대 박정일 교수님
홍삼은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력 증진, 피로·혈행·기억력 개선, 항산화, 갱년기 여성에 도움된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잘못된 오해도 받고 있는데, ‘홍삼을 먹으면 몸에 열이 난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여름철이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정말 홍삼을 먹으면 안될까. 박정일 서울대학교 약대 교수<사진>는 12일 “이는 잘못된 속설”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의 도움말로 홍삼에 대한 오해를 풀어본다.

홍삼은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 손·발·피부 등 말초의 혈류량이 는다. 체내 에너지를 공급하면서 나타나는 에너지 대사량에 따라 열감을 느끼는 것으로, 실제 체온이나 혈압이 오르는 것은 아니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지난 9월 국제 인삼심포지엄에서는 인삼이 열을 올리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농촌진흥청과 중국 과학자들이 2010년부터 3년간 진행한 공동연구결과다. 임상 참여자에게 고려인삼과 서양삼, 위약(인삼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효과는 없는 물질)을 복용시킨 후 맥박·혈압·체온·혈류량·혈류속도 등 체온 상승시 보이는 30여개 증상을 점수로 환산한 결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일본 큐슈 대학 의학부 후지모토 교수팀은 고려인삼의 주요 사포닌 성분 중 하나인 진세노사이드 Rg1이 고온환경에 노출됐을 때 일어나는 체중 감소와 활동량의 저하를 방어해주고, 정상체온을 유지해주는 등 고온스트레스 완충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인삼이 열을 올린다는 말은 고대문헌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대중국 의학문헌에 ‘고려인삼은 온(溫)하고 화기삼과 중국삼은 량(凉)하다’는 대목이 있다. ‘온’이나 ‘량’은 약물의 성격이나 성질을 뜻하는 말로, 달다 쓰다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홍삼 3
그런데 화기삼을 생산하는 북미 영어권에서 이를 ‘따뜻하다’는 뜻의 ‘warm’과 ‘서늘하다’는 뜻의 ‘cold’로 번역한 것이다. 고려인삼을 수입 판매하던 홍콩 상인들이 미국·캐나다에서 수입한 화기삼을 더운 동남아시아에 판매하기 위해 ‘고려인삼은 열이 나기 때문에 더운 체질의 사람이나 더운 지방 사람들은 맞지 않는다’고 지어낸 말이 와전된 것으로도 전해진다.

세계적 건강 트렌드는 질병 예방과 부작용 없는 치료다. 이에는 ‘천연물’이 적합하다. 홍삼은 이에 부합하는 소재로, 국내외 많은 연구진에 의해 다양한 효능에 대한 임상 효과가 검증된 바 있다. 홍삼이 암환자의 피로도를 개선하면서도 안전하다는 15개 대학병원의 공동임상시험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인삼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한 더 많은 과학적 규명이 필요하다. 정부·산·학이 협업해 인삼 기능성 및 활성성분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고, 소비시장과 인삼산업 확대를 다각도로 추진한다면 세계인의 건강식품이 되는 날이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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