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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다음은 나’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급등

‘강남 다음은 나’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급등

기사승인 2017. 10. 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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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 지위 양도 가능해지면 매매가 상승
재건축 가능성 높아지며 매도자 우위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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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직장인 박모씨(38)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여의도 공인중개소를 찾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내집마련을 위해 평소 눈여겨보던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불과 몇주만에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만 8000만원 가량이나 뛴 것이다.

여의도 재건축시장이 급격히 돌아서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으로 위축됐던 시장이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일정 부분 가능해지면서 매수자 우위에서 매도자 우위로 변한 것이다.

1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맷값 변동률은 직전 0.74에서 8월 11 마이너스 0.25로 급락한 뒤 지난달 8일까지 쭉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0.18을 기록하더니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이달 13일에는 0.36을 기록하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건축 시세가 갑자기 돌아선 것은 지난달 19일 국토교통위에서 통과된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안 때문이다. 8·2 부동산 대책에선 투기과열지구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를 원칙적으로 금한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10년 이상 소유하고 5년 이상 거주한 재건축 주택 소유자는 실소유자로 보고 예외적으로 분양권 양도를 허용키로 했다. 이로 인해 일부 조합원의 분양권 양도가 가능해지면서 둔촌주공과 개포주공1단지 등 몇몇 주요 재건축 단지는 추석 직전 거래됐다. 급할 게 없어진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자 매매가는 덩달아 뛰었다.

특히 여의도 재건축시장은 뜨거웠다. 대장주 시범아파트의 전용면적 60㎡ 호가는 추석을 전후로 7억7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까지 뛰었다. 추석 직후 이 평형은 8억1000만원에 실거래됐다. 8·2대책 발표 직후 2억원까지 값이 떨어져 실거래된 것과 대비된다.

K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 이후 급매물이 쏟아졌는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싹 거둬들였다”면서 “서울시가 추진중인 지구단위계획 용역이 내년 상반기 발표되는데 그때 한번 조정을 받을 순 있어도 보유세 등 특별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값이 내려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여의도는 강남 재건축 ‘다음 타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곳은 신림경전철 등 개발호재를 지닌 서울 중심의 교통요지면서 각 재건축 단지들의 상품성이 높다. 대장주인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경우 용적률 146%에 대지지분율이 11~28%에 달한다. 바로 옆 삼부아파트도 용적률 164%에 대지지분율이 15~31%나 된다. 여기에 공작·수정아파트와 같이 용적률 극대화와 최고 35층 이상 증축이 가능한 상업지구 단지들이 재건축에 나서면서 이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재건축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점은 변수다. 정부의 추가 부동산 정책이나 초과이익환수제가 어떻게 시행되는가에 따라 재건축 수익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실거래 없이 지금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여의도가 장점이 많은 지역이나 강남 수준으로 수요가 탄탄하고 분양성이 높은 곳은 아니다, 투자목적으로 아파트를 가진 사람도 많아 사업성이 떨어지면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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