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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규제 벽에 무너진 은마아파트 35층으로 속도 낸다

서울시 규제 벽에 무너진 은마아파트 35층으로 속도 낸다

기사승인 2017. 10. 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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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완강한 규제에 조합원 빠른 재건축 선택
추진위 측 "속도 위해 정비구역대관업무로 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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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가 최고 층수 규제 논란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재건축을 향해 닻을 올린다.

은마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26일 전체 토지 등 소유자 4803명 중 3662명이 의견을 제출한 가운데 최고 35층안을 71%(2601명)가 선택해 최고 49층 대신 이 안으로 재건축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은마아파트는 최고 35층, 5905가구(임대 800가구 포함) 재건축 안으로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 건축 안이 상정될 예정이다. 또한 이날 추진위는 “이런 결정을 토대로 향후 정비구역대관업무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조합원들에게 안내했다.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최고 14층, 28개동, 총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이다. 이곳은 낡은 상수도 시설에 지하주차장도 없는 노후 아파트로 사실상 살기 불편한 곳이나 ‘강남’과 교육 특수지역인 ‘대치동’이란 점에서 강남 재건축 대표 단지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이곳은 실제 사는 사람보다 전세 세입자나 재건축 투자 이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소유주로 더 많은 곳이다. 이곳의 집값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로 2000년대 초반 안전진단 때부터 꾸준히 올랐다. 전용면적 79㎡가 이달 13억3700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하지만 워낙 주목받는 지역이다 보니 재건축 추진 과정은 험난했다. 2000년대초 안전진단을 시작으로 2011년 8월 추진위 승인으로 재건축에 시동을 걸었지만 지지부진하다 2015년말 재건축 계획안이 처음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 상정됐다.

서울시의 도시계획인 ‘2030 서울플랜’에 반하는 최고 35층 이상의 증축을 재건축 안으로 내세우면서 번번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지난 8월 ‘최고 49층’ 재건축 계획안에 대해선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미심의’ 결정을 내렸다. 서울시가 최고 35층 이상을 고집할 경우 아예 심의하지 않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시 입장에선 3종 일반주거지역인 은마아파트를 허용했다간 모든 도시계획이 엇나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은마아파트 일대에선 이번 결정으로 재건축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걸림돌이 된 최고 층수를 주민들이 수용한 이상 서울시도 더 이상 재건축을 막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추진위 측이 초고층을 고집하는 것은 이미 197%나 되는 은마아파트의 높은 용적률 때문이다. 49층으로 용적률을 최대한 늘려야 6054가구로 일반분양 물량이 많아져 주민들의 분담금이 줄 수 있다. 그러나 35층 안도 가구 수가 적지 않은 데다 주변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흥행을 거두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인근 W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그동안 호가만 오른 채 실거래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 기회로 실거래가 늘 것 같다”며 “집값 차원에선 이 편이 더 나은거 같다”고 말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면서 서울시 재건축시장 일대의 시세 상승이 이어질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쉽지 않아졌고 속도를 낸다고 해도 3년 이상을 앞두고 있어 일단 강남 재건축 시장이 일부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대치동 일대 미도·선경 등 단지의 재건축을 촉발하긴 해도 서울시 집값을 끌어올리진 못 할 것”이라며 “분양가 상한제와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 등이 재건축시장에는 더 큰 변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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