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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넘어 산’…철강·조선업계, 계속되는 대립관계

‘산넘어 산’…철강·조선업계, 계속되는 대립관계

기사승인 2017. 11.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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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하면서 철강사의 4분기 실적에 인상분 적용이 가능해졌다. 올해 하반기 가격 협상을 시작한 지 6개월 만이다. 다만 인상폭에 대해선 아직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후판업체들은 조선향 공급물량 축소에 따른 공장가동률 하락과 고가 원자재 매입으로 원가부담이 높아진 부분을 명분으로 최소한 톤당 10만원 이상의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유통용 후판 등에서는 지난 4개월간 톤당 12만원의 가격 인상을 적용한 반면 조선용만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초부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철강업계는 일찌감치 열연·냉연 등 주요 철강제품 가격을 인상해왔다. 이에 사업 전반적으로 호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2~3년간 가격 인상을 거의 하지 못한 후판 사업 부문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제품 값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적용할 경우 후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인상폭은 10만원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6개월 가량 논의 끝에 조선사가 철강사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하면서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한 신경전은 일단락 됐지만, 인상폭이 정해지지 않아 양 업계간 신경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는 최근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했지만 업황이 어렵기 때문에 동결을 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구조조정에 돌입한 조선업계는 일감이 없어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해 꾸준히 반대해왔다. 선박 건조비용 가운데 후판 가격이 2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소폭 인상되더라도 조선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선가도 크게 하락하면서 선박을 만들어도 이윤이 남지 않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지난 9월에는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서 ‘조선-철강, 상생협력을 통한 동반 재도약 필요’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선가 하락에 따른 채산성 악화에 최근 후판 가격 상승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후판 가격을 낮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 인상에 합의하긴 했지만 수년간 업황이 좋지 않고, 선박 건조시 드는 후판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에 인상폭을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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