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2주년 특집인터뷰] ‘침묵’ 박신혜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배우 되고파”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은 약혼녀가 살해당하고 그 용의자로 자신의 딸이 지목되자,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 임태산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매 작품 그가 아니면 볼 수 없을 것 같은 최고의 연기를 선사하는 배우 최민식과 한류 스타라는 타이틀에도 늘 겸손함을 잃지 않는 배우 박신혜를 아시아투데이가 창간 12주년을 맞아 만났다. <전문>

'침묵' 박신혜/사진=솔트엔터테인먼트

아시아투데이 배정희 기자 = 아역배우로 시작해 어느덧 데뷔 15년차에 접어든 박신혜. 드라마를 통해 한류스타의 반열에 오른 그는 막강한 '한류 파워'를 지닌 여배우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그는 예상 밖으로 한류 드라마의 주인공이나 CF 속 예쁜 여배우로만 남고 싶지 않다는 다부진 각오를 내비치며 두 눈을 반짝였다.

 

◇'침묵'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정지우 감독님은 인물 감정의 섬세한 표현을 워낙 잘하세요. 또 최민식 선배님은 그 이름 세 글자가 장르인 분이시죠. 때문에 두 분을 만나서 제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드라마에서와 달리 비교적 적은 분량으로 출연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제 평소 생각이 '예쁘게 살고 싶다'는 거예요. 최근 우리 다 같이 힘든 일을 겪어왔잖아요. 비록 이러한 무거움 속에서도 한 줄의 메시지로 행복할 수 있다면 그걸 찾아서 하는 게 좋지 않나 생각해요. 분량보다 그 한 사람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좋다면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신념있는 변호사 희정 역은 어땠나요. 

희정이는 정의감 넘치지만 그동안 제가 해온 캐릭터와 달리 무기력하고 임태산에게 휘둘리고 변호사로도 부족하죠. 그렇게 넘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자기 신념은 지키고자 했던 희정이 전 좋았어요. 무기력하고 압박감에 휩싸인 희정이라 연기하는데 마냥 쉽지만은 않았어요. 현장도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는 그 힘든 과정조차 좋았어요. 

◇임태산 운전사를 심문하던 법정신이 압권이었어요. 

그 신에서 감독님의 디테일함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저는 희정이가 물증도 있으니 확신에 차서 자신감 넘치게 심문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께서는 오히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범인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라고 물으시더라고요. 오히려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한다는 건 생각도 못했죠. 조한철 선배가 "그래 내가 죽였어"라고 하는데 제 입 주변이 경직되고 손도 바들바들 떨리고 심장도 뛰었어요. 심문이 끝나고 "이상입니다"라고 하는데 오케이 사인 받은 것처럼 성취감이 들었어요. 그 후 모니터링 하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요. 

◇'침묵'의 흥행도 기대하나요. 

흥행이 된다면 너무 좋죠. 우리 영화는 누구나 인간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쫀득한 부분을 밀도 있게 그린 영화라, 그런 부분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어릴 때 데뷔해 20대 대표 여배우이자 한류스타라는 타이틀까지 많은 것을 이뤄냈어요.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가끔은 제 그릇보다 너무 많이 담겨서 깨질까봐 오히려 걱정하는 부분이에요. 그 이미지 때문에 제가 하고 싶은 새로운 부분이 안 비춰질까 걱정도 되고요. 감독님이 처음에는 저더러 "예쁜 한류스타"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나중에는 제 진짜 모습을 아셨겠지만, 저도 털털하고 솔직한 사람이에요. 혹시나 덜 솔직해 보이면 어쩌나 그런 걱정도 해요. 하지만 오히려 더 많은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 영화를 하고 싶어요. 영화에는 화려한 것 보다 솔직한 부분이 더 많잖아요. 작은 이야기도 섬세하게 다룰 수 있는 작업이어서 그런 솔직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배우로서 새로운 목표가 있나요. 

저는 굉장히 배우의 삶과 개인의 삶, 둘 다 잘 살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 제 직업에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요. 배우로써는 언제나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조금 더 망가져도 괜찮을 것 같고, 굉장히 솔직하고 조금은 쌍스럽더라도 인간적인 한 사람을 표현해보고 싶어요. 

◇창간 12주년을 맞이한 아시아투데이에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아시아투데이 창간 1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앞으로도 유익하고 기분 좋은 뉴스 많이 부탁드립니다. 나날이 번창하는 아시아투데이가 되시길 기도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