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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서울 다주택자…“안 팔거나 비싸게 내놓거나”

버티는 서울 다주택자…“안 팔거나 비싸게 내놓거나”

기사승인 2017. 11. 22.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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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율 높은 소형아파트 다수
집값 조금씩 오르고 금리도 낮아
매매 필요성 못 느껴 규제에도 '버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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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다주택자 상당수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도 여분의 주택을 팔지 않고 있는 것으로 감지된다.

특히 전세가율이 높거나 소형 아파트일수록 집주인들은 버틸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당장 팔 생각이 없고, 내놔도 시세보다 비싼 가격을 제시해 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22일 한국감정원,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전세가율이 높은 노원구·성북구·관악구·구로구 등 아파트 상당수는 최근 매매로 나온 물건이 거의 없고, 거래도 뜸하다.

KB국민은행 기준 10월 서울 평균 전세가율은 74.9%다. 전세가율이 89.5%로 서울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강동구 암사동 한강현대아파트 전용면적 59㎡는 지난 6월 이후 매매거래가 단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나온 매물 역시 1건에 불과하다.

관악구 봉천동 낙성대현대1차 61㎡(전세가율 89.5%), 구로구 오류동 영풍아파트 59㎡(89.4%)도 8월 각각 1건씩 매매거래가 이뤄진 후 거래가 사라졌고, 현재 1~3건 정도가 매물로 나와 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도 눈에 띄는 매매 증가세는 없다.

노원구 상계동 은빛2단지 49㎡(89.4%)의 경우 9월 매매거래가 5건 성사됐지만 예년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상계동 A공인 관계자는 “은빛2단지는 1313가구 전체가 25평 이하 소형”이라면서 “이 단지는 전세가와 매매가 차이가 3000만원도 안 되는 집도 간혹 있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정부 대책에 크게 동요하지 않고 버틸 만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89.2% 수준인 성북구 돈암동 한진·한신아파트 84㎡(전체 4509가구 중 986가구)는 현재 15개 가량이 매물로 나와 있다.

돈암동 B공인 관계자는 “단지 크기를 감안하면 매물이 없는 편이고, 이중 일부는 잘 안 팔려서 계속 걸려있는 물건”이라며 “로열동의 경우 집주인들이 500만원, 1000만원씩 계속 가격을 올리고 있다. 처음엔 안 나가다가도 급한 분들은 또 사니까 거래가 많지 않아도 가격이 조금씩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세가와 매매가, 저금리 등이 여전히 받쳐주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집을 팔아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주거복지 로드맵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도 일부 있겠지만, 현재 주택 가격이 소폭이나마 꾸준히 오르고 있고 금리도 여전히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급하게 팔아야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정부의 규제로 다주택자들의 선택권이 많지 않아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측면도 있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기지역에서 3주택자들은 양도세율이 10%포인트 올라간 데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 조합원지위양도가 금지돼 팔래야 팔 수 있는 매물이 많지 않다”면서 “나오는 매물이 없으니 한두사람이 사려해도 곧 가격이 오르는 이상구조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예견하긴 아직 이르다”면서 “다만 거래가 없는 시장은 구조적으로 허약한 체질이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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