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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문재인·시진핑 한·중 정상회담과 국익, 그리고 언론

[기자의눈] 문재인·시진핑 한·중 정상회담과 국익, 그리고 언론

기사승인 2017. 12. 12.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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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_주성식
‘포커페이스’란 말이 있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무표정하게 있는 얼굴’이란 사전적 정의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말의 어원인 포커나 바둑과 같은 게임에서 내가 들고 있는 카드(수)가 좋든 나쁘든 상대가 알아채지 못하도록 평정심을 유지하는 냉철함을 의미하는 말로 자주 사용된다.

그런 점에서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둔 상황에서 나오고 있는 국내외 일부 언론의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관련 보도는 심히 우려스럽다. 사드 추가배치와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가입, 한·미·일 군사동맹 불가를 의미하는 이른바 ‘3불(不)’ 정책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는 중국 외교당국자 언급은 물론 사드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1한(限)’을 주장하는 관영언론 보도까지 연일 생중계되듯 이어지고 있다.

급기야 국빈 방중을 이틀 앞둔 11일에는 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세 번째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기로 한 것이 큰 이슈로 부상했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중국 측이 현안(사드)에 대해 우리와 다른 입장을 표명하는 상황에서 공동성명을 낸다면 다른 부분이 나타나는 어려움이 있다”며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 미발표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잘 알려져 있듯이 한국과 중국은 10·31 외교 당국 간 협의문 발표와 두 정상 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계기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봉인’하고 두 나라 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중 경제·교류 활성화라는 전략적 목적을 위해 다소 이견이 있음에도 상호 갈등의 시발점이었던 사드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재천명하는 수준에서 일단 ‘봉인’하고 미래에 방점을 찍었다.

최근 국내외 일부 보도에서 엿볼 수 있는 논조는 바로 단 하나다. 사드 문제에 대한 한국 측의 전략부재, 즉 명확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치 단순히 옆에서 훈수를 두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패(전략)까지 상대방에게 드러내도록 요구하는 것만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다. 두 주체가 만나 밀고당기기를 주고 받으며 서로 만족할 만한 공통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협상에도 냉철함을 바탕에 둔 포커페이스는 필요하다. 이미 봉인키로 한 사안(사드)에 일희일비하다가 큰 그림(관계개선 정상화)을 망치는 소탐대실의 우를 국내 언론들이 제발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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