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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인신구속이 수사 성과 잣대돼선 안 돼

[기자의눈] 인신구속이 수사 성과 잣대돼선 안 돼

허경준 기자 | 기사승인 2017. 1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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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준
허경준 사회부 기자
적폐와 뇌물 수수 등 혐의로 전·현 정권의 청와대 고위직 출신 2명의 피의자들에게 청구된 구속영장이 연달아 기각됐다.

두 사람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몇날 며칠 밤을 지새웠을 검사들의 고충을 생각하면 ‘영장기각’이라는 통지표를 받은 검사들이 느꼈을 허탈감이 얼마나 컸을까는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영장이 기각된 뒤 “납득할 수 없다”는 내용의 검찰 입장을 들으면서 증거 자료와 밤새 씨름하던 검사와 수사관의 모습이 떠오르기까지 했다.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것은 피의자의 구속이 수사 성공의 바로미터라는 인식이 검찰 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구속이 곧 처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 차이라는 분위기가 깔려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검찰이 성과로 받아들이는 구속 수사는 사실 성과로 판단할 만한 실체가 없다. 검사를 평가하는 항목에서도 구속과 사건 처리 건수 등은 명시하지 않는다. 수치로 계량화된 평가는 실적을 강요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분명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 등 인신구속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있다. 또 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하게 되면 소환일정을 조율하는 번거로움 등이 사라져 이른 시일 내 수사를 끝낼 수 있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칙인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어겨가면서 구속을 수사 성과의 잣대로 평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의견이다. 검찰 수사의 핵심은 구속이 아니라 유죄 입증이다.

구속에 얽매이기보다 법정에서 유죄 입증을 다투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인식이 검찰 수사 과정에 하루빨리 자리 잡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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