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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깊이보기] 목숨 건 北주민·군인 귀순 증가…김정은정권 흔들리나

[뉴스깊이보기] 목숨 건 北주민·군인 귀순 증가…김정은정권 흔들리나

기사승인 2017. 12. 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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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탈북단속 강화에도 귀순 이어져…"살기 위해서는 도망쳐야 한다"
북한 제8차 군수공업대회서 연설하는 김정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차 군수공업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당국이 탈북을 막기 위해 단속을 크게 강화한 상황에서도 북한 주민들이 목숨 걸고 남한에 넘어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공포정치가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정권 내부적인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 병사 1명은 이날 오전 최전방 중서부전선을 통해 우리 군에 귀순해왔다. 전날에는 북한 주민 2명이 어선을 타고 동해상으로 넘어와 귀순했다.

올해 북한 군인·주민의 귀순은 9차례에 걸쳐 총 15명(군인 4명)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군인 1명을 포함해 3차례에 걸쳐 총 5명이 귀순한 것과 비교하면 귀순자 규모가 3배나 늘었다.

북한 주민의 경우 선박을 타고 동해상으로 귀순한 사례가 많았다. 지난 7월에는 남자 4명과 여자 1명 등 북한 주민 5명이 소형 선박을 타고 동해상으로 귀순했다. 통일부 당국자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탈북할 생각을 갖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북한 군인의 귀순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열흘 간격으로 북한군 2명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했다.

특히 지난달 13일에는 북한군 1명이 이례적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넘어오는 사례도 있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하는 사례는 해마다 발생하고 있지만 판문점 JSA 지역 귀순은 10년만이다.

전문가들은 귀순자가 늘어나는 현상과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 여파로 인해 생활 형편이 어려워진데 이유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 공산대학 교수 출신의 탈북민인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북제재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이와 유사한 탈출현상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대표는 “대북제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장마당 세대라고 하는 젊은 세대”라며 “JSA 귀순병사도 이야기했지만 이들은 남한의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고 있고, 북한 당국이 선전한대로 믿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대북제재로 인해 배급이 줄고 군대 보급이 형편없어지면서 젊은 층은 각오를 하고 넘어온다”며 “또 북한 주민들 내부에서는 ‘핵과 미사일 때문에 하지 말라는걸 자꾸 하다보니까 우리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군인들이 많이 넘어오고 있다는 것은 군대가 동요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옵션 등 전쟁이 일어나면 우린 다 죽는다는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안 소장은 “살기 위해서는 도망쳐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또 군에서 굶주림이 심화되고 영양실조가 늘어나니까 귀순 병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정은 정권의 탈북 단속이 강화됨에 따라 올해 국내에 들어온 전체 탈북민의 수는 10월 말 현재 96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김정은이 철저히 국경을 봉쇄하고 있고 가족들에 대해 엄벌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탈북이 주춤하고 있지만 이렇게 살벌한 상황에서도 그렇게 넘어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과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망명이 북한 군중까지 북한을 등지게 만드는 대량 탈북으로 이어졌듯이 이 시점에서 병사가 일으킨 사건은 휴전선을 지키는 수십만 군대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이 황병서·김원홍을 숙청한 것은 결국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겉으로 보기에는 든든해 보이지만 김정은 자체가 측근들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권력 공고화 측면에서) 불안감이 계속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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