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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값은 내가 지킨다”…동탄1 집주인 직거래 나선 이유는?

“내 집값은 내가 지킨다”…동탄1 집주인 직거래 나선 이유는?

기사승인 2018. 03. 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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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업소 허위·방치 매물로 시세 파악 어려워" 주장
중개사 "네이버 시스템 까다로워 허위매물 올리기 힘들어"
공인중개사집주인갈등
최근 경기도 동탄1신도시 아파트 집주인들과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 간 갈등이 커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집주인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데 반해, 동탄1 아파트값이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는 주된 이유로 공인중개사들을 지목했다.

이 지역 공인중개사들이 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집값을 시세보다 싸게 올리거나 실거래 신고를 늦게 해 집값이 장기간 오르지 않는 것처럼 착시효과를 유도, 실제 가격도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탄1 지역민들은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네이버 부동산 허위매물을 신고하는 법을 공유하고 동참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이들이 허위매물로 규정하는 물건은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 이미 거래가 끝났는데 아직 팔리지 않은 것처럼 ‘거래완료’ 표기를 하지 않은 매물 등이다.

특히 거래가 끝난 매물을 수개월째 정리하지 않은 채 방치할 경우 새로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도 비슷한 매매가격을 책정해 결국 가격 상승세의 발목을 잡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동탄1 지역이 속한 능동 아파트 매매가는 작년 한해(부동산114 시세 기준, 2016년 말 대비 2017년 말) 1.3% 떨어졌고, 시범단지가 있는 반송동의 경우 0.3% 올랐을 뿐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12% 올랐다. 이 기간 경기도 전체 상승률(3.4%)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일부 집주인들은 공인중개업소를 믿을 수 없어 직거래에 나서기도 한다. 한 포털사이트 동탄아파트 직거래 카페에는 하루 20여건 안팎의 매수·매도 글이 올라온다.

거래가 성사된 경우 실거래 신고를 직접 해 최근 가격이 바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공인중개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공인중개사들이 거래 후 바로 신고를 하거나, 인터넷에 등록된 매물을 즉각 지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거래가 끝난 매물을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시스템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말하는 허위매물은 대부분 네이버 부동산 매물인데, 네이버 부동산의 경우 거래가 완료되면 동일 매물을 등록한 다른 부동산도 모두 관련 건을 정리해줘야 다음 등록을 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또 허위매물이 신고되면 광고가 정지되고, 네이버에서 직접 조사를 나오는 등 시스템이 까다롭기 때문에 집주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허위로 올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 집주인들과 공인중개사가 집값에 대한 입장차로 갈등을 겪은 곳은 동탄1 외에도 서울 용산·강동,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위례신도시 등에서도 있었다.

특히 동백지구의 경우 재작년 ‘동백발전연합회’라는 지역 모임이 나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등록한 업체에 대한 신고를 활성화해, 지역 중개업소들이 연합회 소속 주민 57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이 모임은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아파트 매물을 올려놓는 공인중개업소에는 ‘양심부동산 인증서’를 주기까지 했다.

이 외에 서울 용산 동부이촌동 49개 중개업소는 호가를 최대한 올려달라고 압력을 넣은 집주인들을 지난달 고소했고, 위례신도시의 경우 아파트 부녀회 등이 나서 가격을 시세보다 높게 설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국토부가 현재 업무방해죄 적용 등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실제 수도권에서 호가를 올리고 시세를 관리하는 등의 방식으로 집값을 올린 지역이 있었고, 동탄의 경우 최근 물량이 쏟아져 상승세를 타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양측의 갈등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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