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날, ‘집사’ 김백준 첫 재판…‘40년 지기’ 동반 몰락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소환날, ‘집사’ 김백준 첫 재판…‘40년 지기’ 동반 몰락

기사승인 2018. 03. 14. 14:5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철저한 수사 통해 모든 진실 밝혀질 것으로 기대" 밝혀
이명박 전 대통령 검찰 출석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한때 권력의 최정점에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77)과 ‘40년 지기’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이 같은 날 각각 피의자와 피고인 신분으로 법의 심판대 앞에 서는 기구한 운명을 맞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14일 오전 11시 김 전 기획관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방조) 등 혐의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김 전 기획관은 국정원 측으로부터 현금 2억원이 들어있는 쇼핑백을 받는 등 총 4억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5일 구속기소됐다.

김 전 기획관은 1976년 외환은행에서 현대종합금융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당시 현대건설 사장이던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이 전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1992년부터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과 사생활 등을 관리하며 이른바 ‘MB 집사’로 불려왔으며 이명박정부 청와대에서도 5년 동안 총무비서관·기획관을 역임했다.

그러나 이명박정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와 관련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김 전 기획관이 돌연 입장을 바꿔 이 전 대통령의 관여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으면서 이들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날 법정에서 김 전 기획관 측은 앞서 의혹을 폭로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면서 사죄의 뜻을 전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김 전 기획관은 “물의를 빚고 이렇게 법정에 서게 돼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제 죄에 대해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고 남은 여생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김 전 기획관은 같은 시각 검찰 조사를 받고 있을 이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전 기획관은 “지금 이 시각에 전직 대통령이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도 이어지는 수사와 재판에서 사건의 전모가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최대한 성실하고 정직하게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통령의 또 다른 ‘가신’인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52)의 재판도 같은 날 오전 열렸다. 다만 김 전 비서관 측은 사실관계 일부나 법리적인 부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형사합의33부는 이날 오전 10시 김 전 비서관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업무상횡령 등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전 비서관의 변호인은 “사실 관계 일부는 다툴 여지가 있고 횡령이나 뇌물죄도 법리적인 부분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국정원 특활비 5000만원을 불법으로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김 전 비서관이 2011년 4월 ‘민간인 사찰’ 의혹을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을 ‘입막음’하는 데 이 돈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