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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새로운 기회의 땅 중남미 건설시장

[칼럼]새로운 기회의 땅 중남미 건설시장

기사승인 2018. 03. 2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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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석
손병석 국토부 제1차관
중남미 건설시장이 우리 기업의 적극적인 시장 개척 노력과 중남미 국가들의 인프라 개발사업 추진이 맞물리며 중동, 아시아에 이은 3대 진출 시장으로 성장했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중남미 시장이 차지하는 해외건설 수주액은 6억 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7.6%에 달한다.

최근 중남미 국가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며 인프라 서비스에 대한 개선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중남미 건설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이면 88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지역 다변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우리 해외건설에 있어 중남미 시장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땅인 셈이다.

필자를 포함한 중남미 인프라 협력 대표단은 신시장 진출을 돕고자 최근 파나마와 페루를 방문했다.

파나마 운하부 장관을 만나 곧 발주 예정인 메트로 3호선 사업의 사업이행 보증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이끌어 냈다. 파나마의 경우 입찰가의 50% 수준까지 요청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번 면담을 통해 15~20% 정도로 낮추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페루에서는 농림관개부 장관과 수자원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리막강 수자원 통합관리센터 구축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이 밖에도 교통통신부를 방문해 우리 기업의 사업 참여를 위한 리마 메트로 3·4호선 입찰자격 사전심사 조건 완화와 스마트시티 보급 기반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상대국 정부 관계자와 현지 진출 기업인들을 만나며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 이들이 우리 정부와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며 새로운 인프라 협력 파트너 관계를 희망한다는 점이다. 특히 단순한 설계시공(EPC) 사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을 토대로 자국의 투자개발형(PPP)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개발형 사업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중남미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중남미 국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요구하는 발주처가 많아 금융 문제에 대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 또한 지리적, 언어적, 문화적 장벽 등으로 인해 정보 획득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진출이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투자개발형 사업 수주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투자개발형 사업은 사업 발굴부터 금융 조달, 운영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만큼 사업기간이 길어 단기 수익 창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은 관련 정보와 경험, 노하우도 부족하다. 사업주가 직접 재원을 조달해야 하는 만큼 기업들의 자금 확보 역시 또 하나의 문제다.

6월 말 출범하는 한국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건설기업·인프라 공기업·금융기관 등이 함께 지혜를 모으고 보다 치밀하게 준비해 중남미 투자개발형 사업에 나선다면, 해외시장 다변화와 고부가가치 프로젝트 수주라는 두 가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 중남미 건설시장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 중남미는 진출하면 좋은 시장이 아닌 진출해야만 하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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